‘벼랑 끝’ 카다피 알카에다식 테러戰 공세

‘벼랑 끝’ 카다피 알카에다식 테러戰 공세

입력 2011-05-06 00:00
수정 2011-05-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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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40일 넘는 공습에 밀려 벼랑 끝에 선 카다피군이 ‘게릴라식 테러전’이라는 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방의 융단폭격에 ‘강(强) 대 강(强)’으로 맞선다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 변칙 작전을 구사해 반군의 공포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리비아 공습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의 고위 군사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카다피군이 유해 산업 물질들을 섞어 치명적인 혼합물을 제조해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카다피 측이 서방 전투기의 공습으로 탱크 250대 등 전력의 3분의1을 상실한 탓에 전면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테러전을 벌이는 쪽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카다피군에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불법 화학 무기가 없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산업 물질들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대 격전지인 미스라타에서는 심리전을 병행하고 있다. 카다피군은 미스라타의 최전선에서 방독면을 쓴 채 진격하며 마치 조만간 화학전을 불사할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카다피 측 게릴라 요원이 반군 점령지인 제벨 무스타파 지역의 우물에 독극물을 집어넣어 혼란을 유발하기도 했다. 산악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반군 점령 지역인 서부의 날루트에 물을 공급해 온 요충지다.

카다피군이 군복을 벗고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채 반군 점령 지역을 활보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어차피 세가 불리한 마당에 사복을 입고 시민 사이에 섞이는 편이 나토군의 공습을 피하면서 작전도 손쉽게 벌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친위부대는 이날 국제해사기구가 미스라타항에서 난민 800여 명을 구호선에 태우는 도중 배를 포격해 최소 5명이 숨졌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부의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몇 주 안에 리비아의 반인도적 범죄에 연루된 리비아인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유럽 주요국 등이 참여한 리비아 사태 관련 연락그룹도 5일 리비아 반군의 재정 지원을 위해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리비아 반군 기구인 국가위원회는 지난 3일 반군이 장악한 동부 지역의 경제가 한동안 유지되기 위해서는 20억~30억 달러(약 2조 1470억~3조 2220억원)이 필요하다며 서방에 대출을 요청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5-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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