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MF 부총재직 차지..선진국 철옹성 깨

中, IMF 부총재직 차지..선진국 철옹성 깨

입력 2011-07-13 00:00
업데이트 2011-07-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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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전 인민은행 부총재, 신흥국 개도국 몫 할당받아

박상현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이미 예견된 대로 중국에 IMF 부총재직을 할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음 달로 물러나는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립튼 전 미국 재무장관을 지명하는 한편 부총재직을 하나 더 신설해 중국의 주민(朱民.59) 전 인민은행 부총재를 지명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대표적 국제 금융기구인 IMF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최고위직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면서 자신들의 철옹성을 구축해왔다.

IMF 총재는 서유럽,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ADB 총재는 일본이 맡아 왔으며, 부총재직 역시 철저한 지역 안배와 견제를 통해 선진국의 기득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틀로 활용해왔다.

IMF의 경우 총재를 서유럽 출신이 맡는 대신 수석부총재는 항상 미국 몫이었으며 나머지 부총재 자리 2곳은 일본과 남미·아프리카 출신에게 돌아갔다.

현재 IMF의 부총재는 시노하라 나오유키 전 일본 재무차관과 이집트 출신인 나마트 샤피크가 맡고 있다.

시노하라 부총재의 전임자는 가토 다카토시로 역시 일본인이었으며, 샤피크 부총재의 전임자는 브라질 출신인 무리요 포르투갈이었다.

총재가 서유럽출신이니 굳이 동유럽에 별도로 자리를 줄 이유가 없고, 아시아를 대표해 일본이 부총재를 맡고 있으니 중국이나 인도에 고위직을 내주기 곤란하다는 점을 들어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인사 가운데 돌아가며 부총재직을 나눠준 것이다.

이러한 틀을 깬 것이 바로 중국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달 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IMF와 같은 국제금융기구가 개도국의 커진 영향력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신흥 개도국을 위해 IMF의 고위직책을 신설하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중국인사의 고위직 기용에 관해 처음으로 운을 띄운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부총재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이 성추문으로 IMF 총재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후 같은 프랑스 출신인 라가르드가 총재직에 도전하자 개도국들 사이에 조직적인 반발 기류가 조성됐으며,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이 절묘한 정치적 줄타기를 통해 부총재직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라가르드는 지난달 초 중국을 방문,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중국은 라가르드에 대한 공개지지를 유보하다 막판에서야 지지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IMF 주변에서는 라가르드가 개도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IMF 내에서 신흥시장국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은 중국 측에 부총재직의 할애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사실 중국이 IMF 부총재직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다.

IMF 내 중국의 지분이 확대되고 책임도 함께 커지고 있지만 고위직에서 계속 배제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회원국들을 상대로 정치적 협의를 계속해왔다.

특히 중국 당국은 미 존스홉킨스대 경제학박사 출신으로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주민 중국은행 부행장을 2년 전 인민은행 부총재로 승진시키면서 장기적인 포석으로 그를 IMF 부총재감으로 키웠다는 후문이다.

이후 주 부총재는 IMF의 특별고문으로 활동하면서 IMF의 고위직에 한 발짝 더 다가갔으며 마침내 라가르드 총재에 의해 신설된 부총재직에 임명되기에 이른다.

이에 따라 IMF는 총재를 보좌하는 부총재가 수석부총재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 가운데 일본과 중국이 한 자리씩을 차지할 경우 아시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고 그에 따라 브라질과 인도 등에서는 자신들의 몫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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