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경찰, ‘분노한 사람들’에 무자비한 폭행

벨기에 경찰, ‘분노한 사람들’에 무자비한 폭행

입력 2011-10-15 00:00
수정 2011-10-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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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시위자 얼굴 걷어찬 경찰관 긴급체포

벨기에 경찰이 시위대 ‘분노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해 물의가 일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지방신문 ‘가제트 판 안트베르펜’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서 벨기에로 모인 ‘분노한 사람들’ 시위대 중 30여 명은 지난 12일 오후 브뤼셀 시내 덱시아 은행 본사 건물 로비에서 시위를 벌였다.

덱시아 은행은 최근 그리스발 유로존 채무위기로 인해 파산할 처지에 몰렸으며, 벨기에 정부가 구제금융을 투입해 살리면서 국유화했다.

시위대가 덱시아 은행 국유화와 관련한 문제들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친 지 10분도 안 돼 경찰이 출동해 건물 밖으로 나가라고 지시했다.

시위대는 국유화된 덱시아 은행의 로비는 대중이 모일 수 있는 공공장소라고 주장하며 이에 불응했다.

경찰은 바로 시위대를 밖으로 내몰면서 벽으로 밀어 붙였으며, 팔을 등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 무릎을 꿇리거나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특히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무릎을 꿇린 한 여성 시위자가 항의하자 한 사복 경찰관이 이 여성의 얼굴을 발로 걷어 찼다.

그리스에서 온 이 여성 시위자는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며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 올랐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분노해 이 사복 경찰관의 신원을 확인하려 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다. 벨기에 법에 따르면 경찰은 이 경우 신원을 밝혀야 한다.

시위대는 그러나 이 사복 경찰관의 신원을 알아 내 검찰에 고발했다.

또 경찰의 진압 과정을 모두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 일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놓았다.

브뤼셀 북부경찰서 대변인은 “검찰 지시에 따라 해당 경찰관을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다. 현재 신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자신들이 평화적 시위를 벌였으며 물리적 저항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분노한 사람들’은 지난 5월 스페인에서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시작된 시민운동이다.

이들은 15일 오후 유럽연합(EU)의 수도인 브뤼셀에서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진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

이에 앞서 유럽 각국의 선발대가 지난 8일 브뤼셀의 엘리자베스 공원에 도착했으나 벨기에 당국은 일체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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