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아사드와 예멘 살레 ‘1순위’…北, 통제 더욱 강화할 듯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가 20일 그의 사망과 함께 종지부를 찍으면서 ‘아랍의 봄’ 열풍이 쓰러뜨릴 다음 독재자가 누구일지 관심을 모은다.카다피는 지난 1월과 2월 각각 실각한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 이어 아랍권에서 시민 혁명으로 무너진 세번째 독재자로 기록됐다.
리비아에서 반(反) 카다피 시위가 시작된지 8개월여 만이자 1969년 친(親)서방 성향의 왕정을 무혈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집권한지 42년 만의 비극적 최후였다.
현재 아랍권 지도자 중에서는 거센 퇴진 압박 속에 힘겹게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다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30년간 집권한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승계받아 11년째 집권중인 아사드는 초강경 시위 진압으로 3천명 이상이 숨졌음에도 권력에 집착하고 있다.
엄청난 희생 속에서도 시위대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이 의기투합해 공습에 나선 리비아와 달리 서방이 아직 대 시리아 군사작전을 테이블 위에 올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사드에게는 위안거리다.
더욱이 아사드 대통령의 동생인 마헤르 알-아사드가 정예 부대인 제4사단과 공화국수비대를 이끌며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시민들이 무력만으로는 정권붕괴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사실이다. 또 최근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중국과 러시아의 존재도 아사드 정권에 ‘원군’이 되고 있다.
그러나 리비아 작전이 종료된 상황에서 서방의 관심이 시리아로 집중되고, 기세가 오른 시리아 시위대의 저항이 더욱 격화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3년째 집권 중인 살레 예멘 대통령도 안녕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6월 대통령궁 경내에서 폭탄공격에 중화상을 입었던 살레 대통령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달 말 귀국했을 때만 해도 권력 이양에 대한 희망섞인 전망이 나왔지만 그는 버티기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살레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예멘 보안군이 강경진압하면서 이번주에만 30여명이 희생되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부 군 부대가 반 정부 세력에 가담하면서 내전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처벌 면제를 보장하는 대신 살레가 조기 퇴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에 반 정부세력과 살레가 전격 합의할지 여부가 향후 사태 전개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랍의 봄’ 바람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넘어설지도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특히 올초 베이징(北京) 등지에서 소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까지 긴장시킨 ‘변혁’의 동력이 3대 세습을 준비중인 북한에까지 전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외부세계를 향한 일반 주민들의 소통로를 차단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은 주민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권력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