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철권통치는 꼭 붕괴”..반 총장 “많은 도전 예고”튀니지 국민들 환호..차베스 “카다피는 순교자” 애도
서방 등 국제사회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환영을 표시하면서 리비아 국민들이 힘을 모아 미래의 도전을 극복하고 민주사회로 거듭나길 희망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리비아 국민의 길고 고통스러운 장(章)이 끝났다”며 “오늘은 리비아 역사에 ‘중대한 날(momentous day)’”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리비아는 이제 안정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멀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며 “미국은 (리비아의) 조속한 임시정부 구성과 함께 첫번째 자유ㆍ공정 선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어 “카다피의 죽음은 서방세계가 벌인 군사행동의 정당성을 입증했다”면서 “이는 또한 다른 중동 독재자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고, 철권통치는 반드시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즉각 성명을 내고 “리비아 국민에게 새 장이 열린 것”이라며 새 정부가 민주개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이제는 리비아 국민이 단결과 자유 속에 화해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프랑스는 국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리비아 반군 지도부인 국가과도위원회(NTC)를 합법정부로 인정하면서 카다피 축출의 선봉에 서 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리비아 국민은 이제 민주적인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더 큰 기회를 갖게 됐다”며 “잔인한 독재자와 정권에 의해 숨진 수많은 리비아인들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제 안도할 수 있게 됐다며 “마침내 평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거듭날 길이 열렸다”며 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 이어 메르켈 총리, 사르코지 대통령, 캐머런 총리 등과 화상통화를 통해 리비아 사태 등을 논의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카다피군과 반군 모두 평화적으로 무기를 내려 놓아야 한다”면서 “지금은 복수가 아니라 치유와 재건을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분명히 오늘은 리비아에 역사적 전환이 되는 날이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며, 리비아와 그 국민들 앞에는 어렵고 많은 도전이 있을 것”이라며 리비아 국민들의 인내와 단결을 요구했다.
교황청도 NTC를 리비아 국민들의 합법적인 대표 기구로 인정하면서 “카다피의 죽음이 오래 이어진 비극적인 유혈극을 끝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독재자를 축출하면서 리비아인들을 고무시켰던 튀니지에서는 카다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이 수도 튀니스의 거리로 쏟아져나와 환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차량에 탄 시민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경쾌한 음악을 크게 틀고 리비아 국기를 흔들었으며, 수백명은 리비아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승리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독재자가 죽었고,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며 “순교자의 피는 헛되지 않았다”고 소리높여 외쳤다.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도 공식 성명을 내고 리비아 국민과의 연대감을 표시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라크와 리비아에서 폭군들의 유사한 운명은 국민들이 의지만 있으면 이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며 “리비아 국민이 안정과 번영, 민주주의의 새 길로 들어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카다피 치하의 인권 유린 혐의자 전원을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새 권력자들은 과거의 인권탄압 문화와 단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도 함께 성명을 내고 카다피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투항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알-이슬람은 카다피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였지만 지금은 행방이 묘연하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일부에서는 카다피가 “순교자”라며 애도를 표시했다.
쿠바에서 암치료를 받고 귀국한 차베스 대통령은 “그들은 그를 암살했고, 이는 또다른 ‘잔학행위’”라며 “우리는 카다피를 위대한 전사 겸 혁명가, 순교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가장 슬픈 것은 제국과 그 동맹자들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세상에 불을 지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출신의 유럽의회 의원인 마리오 보르게지오는 “끝까지 싸운 카다피의 최후는 의심할 나위 없이 영광스러운 죽음”이라며 “카다피는 위대한 지도자이자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애도했다,
한편 쿠바 관영 언론들은 “NTC는 카다피를 죽었다고 밝혔으나 나토는 그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카다피의 사망에 대해 보도했으나, 정부의 공식 논평은 전하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쿠바는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NTC 인정을 거부하고 트리폴리에서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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