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침몰 유조선 ‘기름이 다 어디갔지?’

70년 전 침몰 유조선 ‘기름이 다 어디갔지?’

입력 2011-10-23 00:00
수정 2011-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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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캠브리아 앞바다에는 유조선 몬테벨로호가 가라 앉아 있다.

1941년 12월23일 300만 갤런(1천135만ℓ)의 원유를 싣고 가던 몬테벨로호는 일본 해군 잠수함이 쏜 어뢰에 맞았다.

유니온 석유 회사 직원을 포함해 배에 타고 있던 38명은 무사히 구조됐지만 몬테벨로호는 침몰했다.

불과 274m 깊이의 해저에 가라앉은 몬테벨로호는 그동안 캘리포니아주뿐 아니라 미국 환경청의 고민거리였다.

원유를 실은 탱크가 소금기에 부식돼 갈라지기라도 하면 캘리포니아 앞바다는 그야말로 환경 재앙이 닥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었다.

몬테벨로호가 가라앉은 지점은 몬터레이 해상 국립공원에서 불과 9㎞ 떨어져 있다.

300만 갤런은 1996년 로스앤젤레스 남부 헌팅턴비치에서 일어난 유조선 원유 유출 사고 때 쏟아진 원유의 6배에 이른다.

당시 사고 때 수천마리의 조류가 떼죽음을 당했고 몇주 동안 해안은 폐쇄됐다.

그런데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미국 해안경비대, 캘리포니아주 어로수렵국 등이 조직한 합동조사팀이 11일 동안 정밀 탐사를 펼친 끝에 몬테벨로호 탱크에는 원유가 한 방울도 없다는 결론을 최근 내렸다.

조사팀 소속 과학자들은 심해 무인 잠수정과 비파괴검사 장비 등을 동원해 몬테벨로호에 설치된 32개 격납 저장고를 샅샅이 뒤졌지만 원유가 아닌 바닷물로 채워진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팀은 몬테벨로호를 ‘해양 환경에 대한 잠재적 위험’ 명단에서 삭제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학자들도 300만 갤런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원유가 사라진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몬테벨로호가 침몰할 당시 이미 원유가 모두 유출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됐지만 뚜렷한 증거는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원유가 해상에 닿자마자 증발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내놨지만 입증하지는 못했다.

해양대기청 소속 과학자 조든 스타우트는 “기름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낼 방도가 없다”면서 몬테벨로호에서 떼어낸 유류 탱크 조각 등을 분석해보면 단서를 찾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잔해 분석 결과는 내년 초에나 나올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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