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 김 “母國대사로 가게 돼 더없는 영광”

<인터뷰> 성 김 “母國대사로 가게 돼 더없는 영광”

입력 2011-11-05 00:00
업데이트 2011-11-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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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교류 강화로 양국관계 글로벌 무대로 도약” “가능한 한국어 쓰겠지만, 정확히 말 전달하는게 중요””내년 초 가족 결합..‘기러기 아빠’ 오래하고 싶지않아”

사상 첫 한국계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하는 성 김 대사는 4일(현지시간) “내가 태어났고 처음 사랑했던 나라(my country of birth, my country of first love) 대한민국에 미국의 대사로 돌아가게 된 것은 더 할 나위없는 영광”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오는 10일 서울에 도착해 곧 주한미대사로서 공식업무를 수행할 성 김 대사는 부임에 앞서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워싱턴 주재 한국언론 특파원단과 인터뷰를 가졌다.

성 김 대사는 아직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무부의 전통적 외교관행에 따라 정책 현안에 대한 질문은 사양했다.

다만 첫 한국계 대사로서의 심경이나 한국 국민들에 대한 인사 차원의 포부, 활동 계획을 포괄적으로 언급하면서 인터뷰에 임했다.

성 김 대사는 한국어도 비교적 잘하는 편이지만 이날 인터뷰는 영어로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이다.

--주한미대사로 임명받아 부임하는 소감은.

▲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교포로서, 또 외교관으로서 내가 태어나고 처음 사랑했던 나라, 대한민국에 미국의 대사가 돌아가는 것은 큰 영광이다. 이 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다.

한미관계가 양국관계뿐 아니라 세계적, 지역적으로 점점 더 중요성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을 대리해서 일하며 한미관계에 대한 정책 지침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주는 자리에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딸에게 한국과 한국어를 가르치게 돼서 기쁘다. 두 딸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 지 모르지만 한국의 유산을 알게 되고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무슨 일을 하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큰 현안도 많고, 규모가 큰 대사관을 맡게 됐지만 양국이 관계를 강화하는데 헌신하고 있고 대북문제나 교역문제 등 이슈에서 잘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임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민들과 비공식적인 교류를 많이 했는데, 대사로서 향후 활동 계획은.

▲ 오랫동안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해오면서 한국 정부 당국자와 정치인들과의 관계가 잘 설정돼 있다고 생각한다. 대사로서 일반 한국국민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 젊은 층과 교류를 더 확대하고 대학을 방문할 생각을 하고 있다.

스티븐스 대사가 소셜 미디어를 열심히 하셨는데, 나도 그런 부분을 지속하고 싶다. 공통의 가치를 지향하는 강력한 인적관계는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글로벌 무대로 이끌어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젊은 층, 학생, 그리고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들과 교류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기적 모임을 가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을 방문하거나 대사관저로 여러분들을 초청해 비공식적 모임을 갖는 등 여러 방안을 생각중이다.

--후임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나 신임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대북정책 추진에서 조언을 한다면.

▲ 여러 차례 얘기를 나눴지만 가장 중요한 조언은 현안에 대해 미국과 한국간에 긴밀한 공조와 조율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긴밀한 조율이 있었다. 두분께 이를 지속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고, 충분히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상 첫 한국인 출신 주한미대사이기 때문에 한국국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하지만 미국의 이해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사 업무 수행과정에서 이해의 충돌이 있지는 않을까.

▲ 개인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주한미대사로 일을 한다는 것은 미국 대통령을 대리해서 미국 정부의 견해를 주창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관계는 상당히 많은 부분 수렴이 돼 있고, 같은 것을 원한다.

가장자리에서 약간의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상호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국익을 옹호한다고 해서 한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양국관계가 그보다는 성숙하고 복합적인 관계이다. 한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부분을 알고 있다. 헌신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국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고 생각한다. 이해의 상충은 없을 것이다.

--한미관계가 사상 최고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는 양국 정상간의 친분에서 많은 부분 기인한다는 해석이다. 양국 모두 내년 대선이 있는데 정상간의 친분과 관계없이 양국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대사로서의 역할은.

▲ 우선 양국 정상간에 서로 잘 통하는 친분이 존재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이다. 이런 부분이 플러스이기는 하지만 양국 관계가 두 정상간의 친분만으로 보기에는 훨씬 더 복잡한 부분이 있다. 양국관계에서 공통된 이해, 공통된 숙제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정상이 누가 됐든간에 함께 일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내년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양국간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대사로서 주한미군과 함께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양국간의 동맹은 거의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동맹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경제관계까지도 격상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양국 인적관계에 흥미를 갖고 있다. 양국 인적교류는 양국관계를 글로벌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해외원조, 기후변화 등 여러 글로벌 부분에서 양국은 합의하고 협력해나갈 것이다.

--한국어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사로 한국어를 사용할 생각이냐.

▲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대화를 한국어로 상대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과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공식적인 대화를 한국어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솔직히 중요한 직책인 대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공식적인 대화를 한국어로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어를 잘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적교류를 하면서 최대한 가능한 한 한국어를 많이 쓸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적절할 때만 가능할 것이다. 내가 한국어를 잘한다고 뽐내려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한미대사라는 보직의 중요성이나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내가 하는 말이 정확하게 나갈 수 있는게 중요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최대한 많이 쓰려 노력할 것이고, 대사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모든 말을 한국어로 잘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좋겠다.

--한국계 첫 주한대사라는 점때문에 한국민의 기대가 큰 점이 한편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겠는데, 한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저는 부담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첫 한국계로서 주한미대사가 된 것은 더 할 나위 없는 큰 영광이고 큰 책임이다.

한국국민들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교포이므로 한국의 입장을 더 이해하지 않을까’ ‘모든 상황에서 한국어를 말하지 않을까’ 등등 예단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있는 대로 반겨주시고 제가 최선을 다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한국계 첫 대사라는 점을 결코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선서식에 참석을 못했는데 별도 메시지는.

▲ 클린턴 장관이 모친상 때문에 못왔다. 비서진을 통해서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못가게 됐다고 안부를 전하며 대사 업무를 잘 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두 딸은 당분간 워싱턴에 남게 된다고 들었는데 가족은 언제 재회하나.

▲ 어제 선서식에서 딸들이 눈물을 흘렸고, 다른 많은 분들도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이 가을 학기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함께 못간다. 아마도 내년 1월쯤에나 가족이 모두 서울에 갈 것 같다. 최대한 빨리 만나기를 바란다.

일단 10일 한국에 갈 때는 아내와 두 딸도 함께 갈 것이다. 이틀 정도 내가 서울에 정착하는 것을 도와주고 아내와 딸들은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내년초에 함께 할 것이다. ‘기러기 아빠’ 생활 오래 하고 싶지 않다.(웃음)

--모친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대사로 가는 아들에 대한 당부 말씀은.

▲ 어머니는 내가 주한대사가 된 것을 너무 자랑스럽게 행각한다. 너무 행복해서 내가 대사로 지명된 후 반년동안 눈물을 계속 흘리셨다.

어머니는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이시다. 어머니는 정책적 문제보다도 내가 뭘 먹고 다니는지가 더 걱정이다. 어머니는 수차례 나에게 ‘중요한 책임을 맡았으니까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하면서,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내가 잘 먹고 다니고, 건강을 유지하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셨다.(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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