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만의 은행’ 문연다

美 ‘1%만의 은행’ 문연다

입력 2011-11-08 00:00
수정 2011-11-0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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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슈퍼 부자를 위한 슈퍼 은행이 내년 미국에서 문을 연다.

미국 내 4위 은행인 웰스파고는 자산 규모 5000만 달러(약 158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애봇 다우닝’은행을 설립해 내년 4월부터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덴버 등지에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허핑턴포스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형 은행이 거액의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 뱅크를 운영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99%’의 분노로 촉발된 반(反)월가 시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1% 특권층을 위한 은행 설립을 당당히 내세워 눈총을 받고 있다.

애봇 다우닝은 19세기 부자들을 위한 최고급 마차 기술자의 이름에서 딴 것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산운용 규모는 28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으며, 50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소유한 1만여 가구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가업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매각할 생각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 은행은 현금운용, 투자, 재산 양도같은 전통적인 자산 관리뿐 아니라 가족 교육, 위기 대응, 혈통 관리 같은 총체적인 고객 맞춤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00여명의 직원 중에는 심리학자도 포함돼있다.

웰스파고는 앞서 반 월가 시위의 여파로 일반 고객에게 부과하려던 직불카드 수수료 계획을 중단해야 했다. 또 소상공인에게 부과되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이익이 줄게 되자 손실 보전 차원에서 거액 자산가 대상의 서비스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짐 스타이너 애봇다우닝 대표는 “앞으로 5~10년간 베이비붐 세대의 부유층을 위한 자산 관리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라이벌 은행인 US뱅코프도 내달 미니애폴리스에 2500만 달러 이상 자산가를 위한 뷰티크 은행(특화된 영업을 하는 소규모 금융사)을 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11-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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