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계획 없지만 의견교환 계제 있을 수도”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과 회동할 가능성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 본부장은 이날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세미나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번 방미 기간에 리용호 부상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남북 간에도 최근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 이 부상과의 뉴욕 회동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임 본부장은 미 시라큐스대학교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주제로 7∼9일 공동 개최하는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뉴욕에 도착했다.

임 본부장은 세미나 일정을 포함해 10일까지 나흘간 뉴욕에 체류할 예정이다.

리용호 부상은 같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한 상태다.

그는 JFK 공항에서 이번에 임 본부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향후 6자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잘될 것으로 본다”고 각각 대답했다.

남북 6자회담 대표의 뉴욕 회동이 성사되면 북한이 최근 베이징 북미 3차 고위급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우리측이 제시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모두 수용한 직후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

6자회담 재개의 최대 걸림돌이 제거된 변화된 외교적 상황에서 남북 고위당국자 간의 첫 회동이 되는 셈이다.

뉴욕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에 남북 6자대표가 별도의 공식적인 회동은 못하더라도 세미나장과 호텔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해 의미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우리측은 남북 간의 직접대화를 촉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측은 그러나 6자회담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베이징 합의에서 제시한 약속들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는지를 봐야 한다”며 북한의 합의 이행이 6자회담 재개의 선결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는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10일 미국외교정책 전국위원회(NCAFP)가 주최하는 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한다.

1.5트랙(반관반민) 형식에 비공개로 진행되는 시라큐스대 세미나에는 1ㆍ2차 남북 비핵화 회담 때 차석대표를 맡은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도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