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집에서 숙제는 학교서

수업은 집에서 숙제는 학교서

입력 2012-06-06 00:00
업데이트 2012-06-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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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교 역발상 교습 확산

미국 곳곳에서 수천명의 교사들이 ‘교실에서는 수업, 집에서는 숙제’라는 고정관념을 뒤엎고 정반대의 교습법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수업은 집에서 선생님이 나눠준 교재로 비디오를 통해 받고 교실에서는 숙제만 한다.

7년 전 콜로라도주의 고등학교 교사인 조너선 버그만과 아론 샘즈가 처음 시작한 이 ‘역발상 수업’은 몇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집에서 혼자 숙제하다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리면 도움을 받을 도리가 없는 반면 교실에서는 언제든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급우들끼리 협력해서 문제를 풀기도 한다. 특히 부모의 교육 수준이 낮아 집에서 숙제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한테 유리하다. 일리노이주 메이슨 카운티의 빈민가에 있는 ‘하바나 고교’는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해 오는 8월부터 전교 24명의 교사 전원이 역발상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 전체가 역발상 수업을 제도화하기는 이 학교가 처음이다. 이 지역 교육감 마크 투미는 “이 수업법은 학생의 가정형편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시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집중시키느라 애먹을 필요가 없어 좋다. 또 일반적인 수업은 시간 제한 때문에 학생의 질문을 많이 받기 힘들지만, 역발상 수업은 모든 학생의 질문에 응할 수 있다. 선생님이 직접 ‘출연’한 녹화 테이프를 집에서 보면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언제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테이프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매릴랜드주 포토맥시 ‘불리스 고교’의 수학 교사 스테이시 로셴은 “처음 수업을 맡았을 때 제한된 수업시간에 너무 교재가 많아 고민이었는데, 역발상 수업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해답을 얻었다.”면서 “학생들의 숙제를 일일이 지도해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매클린에 있는 사립학교 ‘메데이라 고교’의 수학 교사인 로셴의 어머니 웬디(60)도 딸의 영향을 받아 지금은 동료 교사들에게 역발상 수업을 전파하는 ‘전도사’가 됐다.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학생들이 집에서 ‘비디오 수업’을 빼먹거나 혼자 조용히 수업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역발상 수업을 체험한 당사자들은 일단 호평한다. 웬디는 “이 놀라운 수업법을 도입한 뒤 학생들 성적이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6-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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