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 영웅’ 美위스콘신 주지사, 공무원 노조 눌렀다

‘티파티 영웅’ 美위스콘신 주지사, 공무원 노조 눌렀다

입력 2012-06-07 00:00
업데이트 201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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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워커 주지사, 주민소환투표 승리

지난해 미국에서 공무원 노조의 권리를 대폭 축소시킨 입법안을 통과시켜 전국적인 논란을 촉발했던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44) 위스콘신 주지사가 5일(현지시간) 실시된 주지사 주민소환선거에서 승리해 현직을 유지했다.

●美 세 차례 주지사 소환 중 첫 생환

이날 개표 결과 임기 만료를 2년 이상 앞두고 소환 투표를 당한 워커 주지사가 53%를 득표, 46%를 얻은 민주당 소속 톰 배럿 밀워키 시장에게 낙승을 거뒀다. 워커 주지사는 미 역사상 재임 중 주민소환 투표를 거친 세 번째 주지사로 기록됐다. 그동안 소환선거에서 패배해 옷을 벗은 2명의 주지사와 달리 워커 주지사는 살아남았다.

이번 선거는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티파티와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공무원 노조와의 대결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티파티의 영웅으로 불리는 워커 주지사는 지난해 주정부 재정 적자를 이유로 공무원의 건강보험료와 연금비용을 인상하고 임금인상 폭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통과시켜 민주당과 노동계의 큰 반발을 샀다. 민주당과 노조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주민 100만여명으로부터 소환청원 서명을 받아 워커 주지사를 소환 심판대에 세웠다.

그런데 개표 결과 초박빙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비교적 여유 있는 표차로 워커 주지사가 승리함에 따라 민주당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티파티와 공화당은 “이것이 민심의 현주소”라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스콘신이 부동층 주 가운데 한 곳이라는 점에서 11월 대선을 앞둔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이날 개표 후 “2008년 대선 때 위스콘신에서 승리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일찌감치 거리 둔 오바마… 영향 작을 듯

하지만 이번 선거가 대선 결과에 직결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인 측면도 있다. 대선은 당 대 당 싸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후보 간 인물 대결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소환선거의 ‘주제’가 된 공무원 혜택 축소는 명분상 민주당이 이기기 힘든 것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다수 유권자는 공무원 혜택 축소에 찬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단 한 차례도 위스콘신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 주지 않고 거리를 둔 것은 애당초 이번 선거를 이기기 힘든 게임으로 간파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당의 노선이 선명하게 부딪친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것은 가뜩이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오바마에게 달갑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6-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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