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박시후’ 성폭행 사건, 법원 판결은…

‘미국판 박시후’ 성폭행 사건, 법원 판결은…

입력 2013-03-18 00:00
업데이트 2013-03-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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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오주 법원, 피해 여성에 손…고교생 2명 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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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부축을 받아 파티장을 나간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일어나보니 침대였다. 술에 약물을 몰래 탄 것 같다.” (피해 여성)

”파티 때 서로 눈이 맞아 잠자리를 같이한 것이다. 풋볼스타인 우리를 일부러 곤경에 빠트리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피의자 남성들)

스타, 술, 마약, 성관계, 소셜 미디어….

최근 국내에서 배우 박시후(35·본명 박평호)씨의 성폭행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 사건과 여러모로 닮은 미국 오하이오주 강간 사건이 ‘피해 여성’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오하이오주 법원은 17일(현지시간) 술 취한 16세 여고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스튜번빌 고교 미식축구 선수인 트렌트 메이스(17)와 말릭 리치먼드(16)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일간 USA 투데이와 AP 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성년자 성범죄에 관한 오하이오주 형법에 따라 소년원에서 최소 1년, 최장 5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됐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8월. 미식축구부 파티에서 또래 여고생과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가진 것이 화근이 됐다.

며칠 뒤 피해 여성은 파티에서 추태를 부리는 자신의 사진이 소셜 미디어와 메신저에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분노했다.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한 그는 파티에 참석한 남학생 5명을 집단 성폭행과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피해 여성과 자동차 뒷좌석과 주택 지하실에서 성관계를 한 두 학생을 성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두 학생은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 합의를 한 상태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피해 여성이 술을 마시긴 했지만 성관계를 하기 전에는 정신이 멀쩡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피해 여성은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낯선 집의 침대에 누워있었다”며 “내 휴대전화와 귀고리, 속옷이 모두 사라져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또 “집을 나선 뒤 차에 동승한 두 학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면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피해 여성은 파티에 참석한 자신의 친구들이 불리한 진술을 해 연일 구석에 몰렸다. 심리에선 피해 여성이 평소 거짓말을 많이 하고 술을 과하게 마신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 다음날 그가 한 친구에게 “맹세컨데 절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가 며칠 뒤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는 증언과 파티 때 자신이 원해서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해 유죄로 판단했다.

피해 여성이 술에 취한 사실이 인정되고 사건에 연루된 남성이 2명이란 점, 남학생들이 피해 여성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압’에 법원이 무릎을 꿇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튜번빌 주민들과 여성단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시청사와 법원에 몰려가 “마을의 명예를 실추시킨” 학생들의 단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뉴욕타임스는 재판을 앞두고 수사를 담당한 스튜번빌 경찰이 모교의 명예를 지키려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해 파문은 더 확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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