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메리카재단 보고서…‘학교가 장학금 장사하다니’ 비난여론

미국의 상당수 대학들이 저소득층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부담이 되는 정도의 등록금을 받아 부잣집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줘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잣집 학생들을 유치해 학교의 평판과 순위 등을 높이겠다는 얄팍한 잇속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초당파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미국 사립대학의 3분의 2가량이 2010∼2011년 학기에 연간 가구소득 3만달러 이하의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려 1만5천달러 이상의 등록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들은 성적이 우수한 부잣집 학생들에게 성적장학금을 주는 반면에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등록금을 받아왔다.

실제로 성적장학금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1995∼1996년 사이에는 24%에 그쳤지만 2007∼2008년에는 무려 44%로 치솟았다. 장학금 지급 기준이 소득에서 성적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티븐 버드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입학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대학들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고 대학들은 주장하지만 학교의 평판을 높이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점차 고소득층 자녀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버드 연구원은 특히 보스턴대학과 조지워싱턴대학이 가난한 학생들에게 많은 부담을 준 대표적인 학교라고 지적했다. 정도는 덜하지만 국공립대학의 일부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보스턴대학은 세후 연간수입이 3만달러 이하의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평균 2만3천932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등록금을 부과했다. 이는 장학금 혜택을 제외하고 실제 내야 하는 등록금 규모다. 조지워싱턴대학은 1만4천670달러에 달했다.

반면에 하버드대학 등 미국 동부의 8개 아이비리그 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문 윌리엄스칼리지 등은 경제적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학생들에게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하버드나 예일같은 명문 사립대학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전액 장학금 혜택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전체 학생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많지는 않다.

하버드대학은 2010∼2011년 사이에 11%가량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 혜택을 줬다. 예일대학은 14%가량이다.

결국 장학금 혜택을 미끼로 최고 명문대학으로 갈 학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려는 상당수 대학의 재정 전략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