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지하 ‘지진 단층’ 재확인…”폐쇄 불가피”

일본, 원전 지하 ‘지진 단층’ 재확인…”폐쇄 불가피”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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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지하에 수만년 전 지진이 일어난 단층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왕 건설한 원자로를 폐쇄할 수 있을까. 일본이 이같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위원회 전문가회의는 15일 동해쪽 후쿠이(福井)현의 쓰루가(敦賀) 원전 2호기 지하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단정했다. 지난해 12월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추가 조사를 거쳐 재확인한 것이다.

활성단층(活性斷層)은 신생대 제4기(2천500만년전∼현재)에 한차례 이상 지진이 일어나 앞으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단층을 가리킨다. 기간 규정은 나라별로 다른데 일본은 13만∼12만년 전부터 최근까지 한차례 이상 지진이 일어난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보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일본원자력발전은 그동안 “지하 단층이 움직여 지진을 일으킨 적이 없는 만큼 안전하다”고 항변했지만 전문가회의는 “부근 활성단층이 움직일 경우 함께 움직일 우려가 있다”며 이 또한 활성단층이라고 판단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2일 전문가회의의 의견을 공식 승인하면 쓰루가 원전 2호기는 폐쇄될 수밖에 없다. 일본 법령상 활성단층 위에는 원자로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기왕에 지어진 원자로를 단지 지하에 수만년 전 지진이 일어난 적이 있는 단층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폐쇄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쓰루가 원전 2호기는 1987년 2월에 각각 운전을 시작했고,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인 2011년 8월부터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쓰루가 원전 2호기 외에도 지하에 활성 단층이 있다고 지적된 원자로는 여러곳 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현재 5곳을 조사중인데 이중 동해 쪽인 이시카와(石川)현의 시카(志賀)원전 1호기도 여러 전문가가 지하에 활성 단층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폐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두고 아사히신문은 “안전성이 낮은 원전은 도태되는 시대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막대한 돈을 들여 지어놓은 원전을 폐쇄하는 일이 그렇게 쉬울 리는 없다.

일본원자력발전은 “규제위의 판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끝까지 재가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후쿠이현에서도 “원전이 멈추면 지역은 텅 빌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14일 원전의 재가동을 촉진하겠다며 의원연맹을 발족시키는 등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 물질 대량 유출 사고를 겪은 뒤 ‘원전 트라우마’가 생긴 일본이 쓰루가 2호기를 폐쇄할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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