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포기 선언…美·러 본격 협상

시리아 ‘화학무기’ 포기 선언…美·러 본격 협상

입력 2013-09-13 00:00
업데이트 2013-09-1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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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금지협정’도 가입’케리-라브로프’ 장관 해법 몰입내주 시리아 화학무기 ‘UN보고서’ 파장 주목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시리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미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 중재안을 수용해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러면서 유엔(UN)에 화학무기금지협약(CWC) 가입 문서도 제출했다.

유엔은 시리아 정부의 전향적 태도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외교적 해결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보고서가 내주초 공개될 예정이어서 현 국면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시리아 특사(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제네바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통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AP/뉴시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시리아 특사(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제네바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통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AP/뉴시스


◇’美·러’ 협상 돌입…오바마는 국내에 ‘눈길’

세계의 이목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시리아 사태를 놓고 번번이 충돌했던 미국과 러시아가 간만에 머리를 맞대는 만큼 구체적인 해결책이 제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13일(현지시간) 차려진 협상테이블에서 케리-라브로프 장관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이행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첫날 회의에서는 시리아 문제를 놓고 두 나라의 이견이 부각됐다. 향후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시리아에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놓고 케리와 라브로프 장관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가 CWC 가입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저의를 놓고서는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시리아 사태 해결의 선행 조건으로 미국의 군사적 위협 철회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자 간 팽팽한 의견 교환 속에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케리 장관은 “시리아가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는 데 대한 기대감이 높다. 미국도 그렇지만 러시아도 그럴 것”이라고 밝혀 협상을 통해 모종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이번 일(협상)이 잘 풀리면 제네바 협상으로 이어질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분위기였다.

두 장관은 13일 다시 만나 러시아 중재안을 놓고 후속 논의를 이어간다.

그간 시리아 군사개입을 주장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군사개입 찬반표결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뒤로 국내 문제로 관심을 돌린 모양새다.

오바마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케리-라브로프 협상이 좋은 결과를 내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산적한 국내 문제를 회의 이슈로 꺼내 들었다.

그는 2014회계연도 예산안 처리와 국가부채 한도 재조정, 건강보험 개혁법 시행, 이민법 개혁안에 초점을 맞추며 “시리아 문제와 함께 국내에서도 행정부가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화학무기 포기”…CWC 전격 가입

시리아 사태가 외교적 해결로 무게 중심을 급격히 옮기게 된 데에는 당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태도 변화와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의 진정성을 차치하더라도 그간 화학무기 보유마저 부인해온 알아사드 정권이 중재안을 수용하며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 아래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 여지가 넓어지게 된 것이다.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인 바샤르 자파리는 시리아가 12일자로 CWC의 회원국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가입문서를 냈다며 이에 앞서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가 협약에 가입한다는 것을 공표하며 법령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1997년 발효된 CWC는 화학무기의 개발과 제조, 저장 및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으로, 가입국은 소유하는 화학무기를 신고하고 비축한 화학무기를 폐기해야 한다.

유엔은 시리아의 CWC 가입에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은 시리아 정부로부터 알아사드 대통령이 CWC 가입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는 편지를 받았다. 시리아 정부는 협정 발효 전이라도 협약이 부과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UN보고서’ 공개 임박…변수 가능성

본격적인 대화 국면 속에도 판을 뒤엎을 만한 변수들이 있다.

우선 시리아 화학무기 실태를 조사한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보고서가 내주 공개될 경우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유엔에 제출될 조사단의 보고서에는 알아사드 치하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잘 아는 외교 소식통들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가 상당히 많다며 화학무기 사용의 배후로 알아사드 정권을 거론하고 있다.

보고서 공개로 지난달 독가스 참사가 시리아 정권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러시아 중재안으로 급반전됐던 시리아 사태가 또다시 어디로 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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