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성추문 은폐 의혹 아일랜드 추기경 은퇴

사제 성추문 은폐 의혹 아일랜드 추기경 은퇴

입력 2014-09-09 00:00
업데이트 2014-09-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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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회하고 용서 구할 필요 있어”…교황, 사직서 수리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했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은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의 수장 숀 브래디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자리를 물러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들에게 75세가 되면 사직서를 제출해야 하는 교회 전통에 따라 브래디 추기경이 지난 8월에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교황청이 이날 발표했다.

브래디 추기경은 지난 1975년 브렌던 스미스 신부가 아동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온갖 불미스런 행위를 저지른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경찰이나 부모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비난을 받아왔다.

스미스 신부는 그후로도 무려 30여년에 걸쳐 아동 성추행을 계속하다 체포돼 기소됐고 1997년 모두 74건의 성추행에 대한 유죄를 인정, 12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한 달 만에 사망했다.

교회법에 밝은 젊은 사제의 신분으로 사건 조사를 맡았던 브래디 추기경은 지난 2012년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에 의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공개 사과한 바 있으나 피해자들의 사임 요구는 거부했었다.

브래디 추기경은 이날 성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저의 75세 생일에 즈음해 제출한 사직서를 오늘 받아들여서 기쁘다”고 말했다. 후임에는 아일랜드 아마 교구의 이먼 마틴 보좌주교(52)가 임명됐다.

브래디 추기경은 아마 교구의 성패트릭 주교좌 성당에서 마틴 주교와 공동으로 집전한 미사에서 “저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있으며 오늘도 거듭하겠다”고 말했다.

브래디 추기경은 1996년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가 됐고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의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신망을 얻은 바 있다. 그는 2006년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 사상 처음으로 개신교 지도자와 역사적인 회동을 한 바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1990년대부터 미국과 캐나다, 아일랜드, 벨기에,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사제들의 성추문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성추행 피해자들은 바티칸이 사제들의 범죄를 은폐한 주교들을 엄중 문책할 것을 교황에게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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