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경찰, 마약조직과 시가전 같은 총격전 … 20명 사망 참사 또 발생

멕시코 경찰, 마약조직과 시가전 같은 총격전 … 20명 사망 참사 또 발생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12-02 15:04
업데이트 2019-12-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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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마약조직에 ‘테러단체 지정’ 힘 실을듯
멕시코 대통령의 마약조직 ‘유화 정책’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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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비야 우니온 청사의 총탄 자국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 당시 발생한 것으로,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비야 우니온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비야 우니온 청사의 총탄 자국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 당시 발생한 것으로,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비야 우니온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북부도시 비야 우니온 청사 정면은 총탄 자국이 가득했다. 길거리에 버려진 차량은 벌집이 되어 있었다. 외신이 전한 사진보다 현지 주민들이 올린 동영상을 보면 더 참혹했다. 1시간 동안 계속된 총격 소리는 콩 볶듯 요란하게 들려왔다. 겁에 질린 주민들은 문을 닫고 실내에 머무는 바람에 거리는 비었다. 갱단이 탄 차량만 지나다녔다.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 현장이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 주의 작은 도시 비야 우니온에서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이 벌어져 20명이 사망했다. 비야 우니온은 미국과의 국경에서 64km 떨어진 인구 3000명가량의 작은 도시다.
비야 우니온 위치도. 구글지도
비야 우니온 위치도. 구글지도
코아우일라 주는 1일 낸 성명에서 헬기에 탑승한 보안관들이 전날 비야 우니온 시청사를 공격한 마약 카르텔 잔존 세력을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주 정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7명이 사망한 것 외에도 이날 마약조직원 7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경찰 4명, 마약 조직원 14명, 마약조직원에 납치된 민간인 2명이다. 사망한 민간인들은 소방관과 시에서 일하는 전기공이었다. 또다른 소방관 한 명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AP통신이 전했다. 경찰 6명과 마약조직원에 붙잡힌 청년 4명 등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군사 작전과 유사한 이번 공격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약 카르텔들은 멕시코 북부지역에서 밀반입 루트 확보를 두고 치열하게 싸워왔지만, 마약조직이 비야 우니온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증거는 밝혀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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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북부 비야 우니온 시청사 모습.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으로 청사 유리창과 건물 곳곳에 총탄 흔적이 가득하다. 비야 우니온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북부 비야 우니온 시청사 모습.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으로 청사 유리창과 건물 곳곳에 총탄 흔적이 가득하다. 비야 우니온 로이터 연합뉴스
무장 세력 일부는 군복을 입고 트럭 십여대에 나눠타고 와 마을을 습격해 지역 공무원들을 공격했다. 거리에 버려진 총탄 자국이 가득한 트럭에는 멕시코 북동부 카르텔 갱단의 스페인어 이니셜 C.D.N이 새겨져 있었다. 경찰은 공격에 연루된 차량 14대를 파악했고, 총기 수십 자루를 수거했다. 주지사는 무장한 총잡이 몇 명이 자동차를 훔쳐 달아나다 현지 주민을 납치해 트럭에서 내려 마을을 벗어나려 길 안내로 삼았다고 말했다. 훔친 차량 가운데 한 대는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영구차였다고 AP가 전했다.

멕시코에서 올 들어 10개월간 살인에 의한 사망자가 역대 최고치인 2만 941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만 8869명을 넘어섰다고 정부 관계자가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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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비야 우니온시에 발생한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으로 마약 갱단이 타고온  트럭은 총탄으로 오른쪽 앞 바퀴가 터져 나가고 차량에 탄환 자국이 가득하다. 비야 우니온 AP 연합뉴스
지난 30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국경도시 비야 우니온시에 발생한 현지 경찰과 마약 카르텔 간의 총격전으로 마약 갱단이 타고온 트럭은 총탄으로 오른쪽 앞 바퀴가 터져 나가고 차량에 탄환 자국이 가득하다. 비야 우니온 A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인 가족 9명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해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번 총격 사건으로 테러단체 지정에 힘이 쏠릴 것으로 미국 매체 복스가 전했다.

그러나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 간의 싸움에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총탄 아닌 포옹’ 정부 정책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군의 개입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유화적 정책에 정치적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이번 주에 보안 협력을 논의하고자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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