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진’ 베네수엘라, 월급 다 털어도 마스크 5개밖에 못 사

‘첫 확진’ 베네수엘라, 월급 다 털어도 마스크 5개밖에 못 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14 10:04
수정 2020-03-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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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도 코로나19 공포
베네수엘라도 코로나19 공포 베네수엘라에서 13일(현지시간)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수도 카라카스의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길을 걷고 있다. 2020.3.14
로이터 연합뉴스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마스크 가격이 치솟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전염병 대비에 더욱 취약해 우려가 커진다.

1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반정부 성향 언론 엘 나쇼날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첫 확진자 2명이 나온 뒤 마스크 가격이 훌쩍 뛰었다.

한 시민은 “지난주만 해도 7000 볼리바르였던 마스크가 오늘은 같은 장소에서 8만 볼리바르에 팔리고 있었다”고 엘 나쇼날에 전했다.

베네수엘라 최저임금이 월 45만 볼리바르인 점을 감안하면, 월급을 다 털어서 사더라도 마스크 5개밖에 못 구하는 셈이다.

마스크 50개들이 한 상자는 낱개로 샀을 때보다 조금 싼 350만 볼리바르로 8개월치 월급이다.

베네수엘라 첫 확진자는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을 방문한 41세 여성과 스페인에 다녀온 52세 남성이다.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공립과 사립 각급 학교의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했다.

결국 비싼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사람만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셈이다.

베네수엘라는 몇 년 동안 이어진 극심한 경제난으로 의약품이나 의료장비는 물론 물과 전기, 비누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난 속에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자국 탈출(엑소더스)도 이어지고 있어 인접 국가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은 이들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도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가장 먼 중남미도 코로나19 본격 확산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 비교적 안심하고 있던 중남미에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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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없이 손수건으로 얼굴 가린 베네수엘라 지하철 승객
마스크 없이 손수건으로 얼굴 가린 베네수엘라 지하철 승객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지하철역에서 13일(현지시간) 한 승객이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카라카스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만 지하철을 타도록 하기로 했다. 2020.3.14
AP 연합뉴스
중남미 각국 보건당국의 발표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중남미 20여개국(유럽령 지역 제외)에서 모두 350명이 넘는 환자가 보고됐다.

확산세가 가장 빠른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에선 확진자가 98명으로 100명에 육박하는 중이다.

이어 칠레(43명), 페루(38명), 아르헨티나(34명), 파나마(27명), 코스타리카(26명) 등에서도 계속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18명)에선 이날 하이메 루이스 사크리스탄 증권거래소장이 확진을 받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외에도 첫 확진자가 발생하는 국가도 속출하고 있다.

우루과이에선 4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다. 4명 모두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다가 이달 초 귀국했다.

과테말라에서도 이탈리아 북부에 다녀온 20대 남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진단을 받았다.

수리남과 카리브해 세인트루시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은 나라는 카리브해 소규모 섬나라를 제외하고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아이티 등이다.

중남미 곳곳에서 사망자도 늘고 있다.

지난 7일 중남미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던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에 다녀온 61세 남성이 추가로 사망했다.

에콰도르에선 국내 1호 확진자였던 71세 여성이 결국 숨을 거뒀다.

중남미 코로나19 사망자는 파나마와 가이아나 1명씩을 포함해 5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만에 확진자가 14명에서 27명으로 두 배 불어난 파나마는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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