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말한 코로나19 구글 사이트는 어디에?…또 ‘과장 논란’

트럼프가 말한 코로나19 구글 사이트는 어디에?…또 ‘과장 논란’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3-16 15:47
수정 2020-03-16 15:4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13일 기자회견서 “구글이 코로나19 진료 돕는 전국 단위 사이트 개발, 곧 출시”개발주체·서비스범위·직원수 모두 사실과 달라…재무장관 “솔직히 나도 모른다”NYT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과장한 또 하나의 사례” 비판

이미지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이 비상에 걸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과장 발언’으로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이 코로나19의 전국 단위 진료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글이 곧바로 ‘팩트 체크’에 나서면서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자매회사인 베릴리(Verily)는 오는 16일 캘리포니아주(州) 베이에어리어의 2개 카운티 주민들에게 코로나19 진료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파일럿 사이트를 출시한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베릴리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베릴리는 이 프로그램 개발 초기 단계에 있으며, 점차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많이 다르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 앞 기자회견에서 구글이 전국의 진료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개발 중이며 “아주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글이 1천700명의 엔지니어를 여기에 투입하고 있다”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국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페이지가 곧 출시될 것이라는 말과 달리, 실제로 나온 홈페이지는 겨우 2곳의 카운트만을 대상으로 하며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프로젝트 주관 대상도 대통령이 언급한 구글이 아니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생명과학 사업 부문인 베릴리였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 구글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자, 구글 당국자들은 성명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건 구글이 아니라 베릴리라고 명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뿐만 아니라 베릴리는 직원 수도 1천 명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천700명은 필요하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구글 직원 수일 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해 해당 홈페이지의 구체적 출시 날짜를 질문받자 “사실 나도 잘 모른다”고 답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다음 주 초에 전 국민에게 코로나19 검사에 도움을 주는 웹사이트가 출시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지만, 이 사이트가 베릴리가 개발 중인 사이트와 같은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구글 측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NYT는 이런 상황에 대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측 당국자들이 베릴리 최고경영자와 웹사이트에 관해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디어만 듣고는 곧바로 대화 내용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부풀려 말하거나 아예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에서 드러난 사실은 상황 진전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밋빛 평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수차례 사실과 다르거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발언을 해 비판받아왔다.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는 “누구나 원한다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보건 전문가들이 백신 개발까지 최소 1년은 남았다고 밝혔지만 그는 “우리는 백신과 매우 가까워졌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지난 6일에는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관련해 한국은 환자가 많고 미국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것처럼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으나, 이후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일주일 만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추계기구’ 의정 갈등 돌파구 될까
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기구 각 분과위원회 전문가 추천권 과반수를 의사단체 등에 줘 의료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의사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없이 기구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추계기구 설립이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
아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