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에 전세계 크루즈선 수십척 떠돌이 신세

코로나19 대유행에 전세계 크루즈선 수십척 떠돌이 신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17 15:58
수정 2020-03-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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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격리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호
해상 격리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호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50㎞ 떨어진 해상에서 정박 중이다. 2020.3.17
AP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공항은 물론 국경과 항만을 봉쇄하면서 카리브해, 남미, 유럽 등지를 오가던 크루즈선들이 입항하지 못하고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크루즈선 두 척이 카리브해 여러 항구에서 정박을 거부당해 공해상을 떠다니고 있다.

이 중 최소 선박 한 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또 다른 크루즈선 두 척은 승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데도 모항인 푸에르토리코로 돌아가지 못해 미국 마이애미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칠레와 브라질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더 작은 선박들에 대해서도 격리 조처를 내렸다.

크루즈선사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국에 영향을 미칠 일부 국가에 대해 입국금지령을 발표한 시점에 전 세계적으로 약 40척의 크루즈선이 해상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은 9만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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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운항 중단하는 크루즈선
코로나19에 운항 중단하는 크루즈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운항을 중단하기로 한 디즈니 크루즈의 크루즈선 디즈니 드림호가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캐너버럴항을 떠나고 있다. 2020.3.14
AP 연합뉴스
미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을 모항으로 한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 크루즈는 스페인에서 정박이 거부됐다.

카니발 코퍼레이션이 모회사인 이 선사는 자사 소속 코스타 루미노사호에 탑승한 승객 3명이 케이맨 제도와 푸에르토리코에서 하선했는데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승객들 중 68세 남성은 지난주 사망했다.

호흡기 문제와 발열 증상이 있는 다른 승객 2명은 하선 조처에 따라 카나리섬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 5일 이 배에 66세 동갑인 부모가 탑승했다는 미 샌디에이고의 한 주민은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다. 탑승자들은 대부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어디에도 가지 말라’고 권고한 인구층에 속한다”면서 원래 여행을 취소할 계획이었는데 선사에서 환불 요구를 거절해 부모가 어쩔 수 없이 크루즈선에 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주민은 “그들이 더 오래 배에 머물수록 그만큼 아플 위험이 더 커진다”고 호소했다.

하선 승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코스타 루미노사호는 현재 프랑스 마르세유로 향하고 있으며, 승객들은 배 안에서 선실에 격리된 상태이다.

감염자가 발생한 또 다른 크루즈선 브래마호는 카리브해에서 쿠바에 정박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브래마호는 승객 22명과 승무원 21명을 격리 중이며, 5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선사인 영국 프레드 올센 크루즈가 전했다.

남미에서도 실버씨 크루즈 소속 크루즈선 한 척이 브라질 헤시페 인근에 멈춰 서 있는데 입항이 거부된 상황이다. 78세 캐나다 탑승객이 양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며 당국이 헬기 편으로 해당 환자를 배에서 공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크루즈선은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입항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대형 크루즈선 ‘선 프린세스’호의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이 선박 주변을 지키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일본과 미국에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선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이다. 2020.3.1  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대형 크루즈선 ‘선 프린세스’호의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이 선박 주변을 지키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일본과 미국에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선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이다. 2020.3.1
AFP 연합뉴스
남극크루즈선 한 척이 아르헨티나 남부 해상에 있는데 2주간 해상에서 격리를 마칠 때까지 입항이 불허되고 있다.

이밖에 로열 캐러비안 크루즈와 카니발 패시네이션 소속 배 두 척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정박이 거부됐다.

카니발 크루즈 선사 관계자는 “식량과 연료, 물, 생필품은 충분히 갖고 있고 자체적으로 즐길 거리 스케줄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대량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머물고 있는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운영하는 프린세스 크루즈 소속 ‘선 프린세스’호는 아프리카 프랑스령의 작은 섬인 레위니옹에서 봉변을 당했다.

레위니옹 주민들은 선 프린세스호 탑승객이 내리는 것을 저지하며 승객들의 건강 검진과 승객들이 항구 주위를 벗어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일부 시위대는 돌과 병을 던졌고 결국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쐈다

프린세스 크루즈가 운영하는 선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지난 1일 아프리카 프랑스령의 작은 섬인 레위니옹에선 이 선사 소속 ‘선 프린세스’호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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