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원짜리 염증약이 코로나 치료제로 거론된 이유(종합)

7000원짜리 염증약이 코로나 치료제로 거론된 이유(종합)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6-17 10:17
수정 2020-06-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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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한 약국에 진열된 덱사메타손 패키지.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나 정식 치료제로 승인받는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오마하 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한 약국에 진열된 덱사메타손 패키지.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나 정식 치료제로 승인받는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오마하 AP 연합뉴스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제너릭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의 치명률(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폭증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과학자들이 엄청난 연구로 놀랍고 획기적인 결과를 이뤄냈다”며 “오늘부터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에 포함시켜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로 ‘리커버리’(RECOVERY)라는 이름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2000명에게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사용한 뒤 이를 투약받지 않은 4000명의 환자와 비교한 결과 덱사메타손이 코로나 19 치명률을 대폭적 낮춰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은 환자의 치명률이 무려 3분의 1이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심각한 증상의 환자 8명 중 1명꼴로 회복됐으며, 산소치료를 받은 환자 경우 25명 중 1명꼴로 회복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증 환자 경우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 ‘리커버리 프로젝트’의 부수석인 마틴 랜드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통계적으로 설득력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즉각적 중요성을 지닌 결과”라며 “가장 병세가 위중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 이 약이 생명을 구할 것이다. 게다가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코로나 19 사망자는 17일 오전 현재 4만2054명이다. 코로나 19 확산 초기 단계에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더라면,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5000여명 미만으로 낮출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덱사메타손은 1957년에 개발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의 일종으로, 류머티스, 피부병, 심각한 알레르기,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수많은 질병의 치료에 사용된다. 의료제도에 필수적인,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물이 나열된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약물 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이 약의 가격은 영국 경우 1개당 5파운드(7664원) 정도다.
염증 억제 작용이 있는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AFP=뉴스1
염증 억제 작용이 있는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AFP=뉴스1
사망률 감소 ‘덱사메타손’ 관련주는?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관련 주에 대한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다.

덱사메타손 관련주로는 대원제약, 부광약품, 신일제약, 한올바이오파마, JW중외제약, 휴메딕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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