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주둔비용 전액 부담”
외신 “육군 일부·F16 부대 포함 전망”한일 방위비 분담금 압박 의도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다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마 그들(미군)을 독일에서 폴란드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주독 미군을 3만 4500명에서 2만 5000명으로 95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고, 외신들은 이 중 1000명이 폴란드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매체를 인용해 폴란드 추가 배치군이 2000명에 이를 수 있고, 미 켄터키주의 육군 일부와 독일 주둔 F16 부대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폴란드 주둔 미군은 4500여명이다.
보수 성향의 두다 대통령은 틈이 벌어지는 미국과 독일 사이를 파고들며 주둔 미군을 늘리려 노력해 왔다. 2018년에는 미군이 폴란드에 영구 주둔하면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를 부담하겠다며 폴란드 내 미군 기지에 ‘트럼프 요새’라는 명칭을 붙이겠다고 했었다. 미군 주둔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는 의미다.
러시아와 마주하는 지정학적 위협을 상쇄하기 위해 미군 주둔이 절실한 두다 대통령은 오는 28일 대선에서 또 한 번의 당선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두다)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재선을 위해 세계 각국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폴란드는 좋은 지렛대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한국에 요구했던 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분담금 추계에도 폴란드 사례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폴란드 이전 미군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강조하는 것은 한국 등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더 받아내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6-26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