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9 뉴스1
박찬욱 감독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자신의 첫 번째 칸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박 감독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올해 네 번째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2004) 이후 18년 만에 감독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앞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다.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다.
이 작품은 지난 23일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경쟁 부문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점쳐졌다.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남우주연상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9 뉴스1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며 객석에 앉은 고레에다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어 보였다. 그는 이어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씨에게 깊은 감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했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화양연화’(2000) 량차오웨이(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다.
송강호가 칸의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7번째인 만큼 ‘브로커’의 초청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남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브로커’에서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을 훔쳐다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상현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작품을 함께한 박 감독과 송강호가 서로 다른 작품으로 칸에서 나란히 쾌거를 거둔 점도 주목된다. 송강호는 박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린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비롯해 ‘복수는 나의 것’(2002), ‘박쥐’(2009) 등 작품성으로 호평받은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다. 특히 ‘박쥐’로 제6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