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노의 머그샷’ 티셔츠로 선거자금 대박 노려

트럼프 ‘분노의 머그샷’ 티셔츠로 선거자금 대박 노려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26 06:54
업데이트 2023-08-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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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주문 제작 티셔츠 전문점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머그샷을 촬영한 지 만 하루도 안된 25일(현지시간) 머그샷과 수감자 번호가 찍힌 티셔츠를 살펴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주문 제작 티셔츠 전문점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해 머그샷을 촬영한 지 만 하루도 안된 25일(현지시간) 머그샷과 수감자 번호가 찍힌 티셔츠를 살펴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 찍은 머그샷(mugshot·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 촬영하는 얼굴 사진)으로 선거자금 대박을 노린다. 머그샷을 바이든 정부의 선거 개입 및 정치 탄압의 결과로 포장하면서 2024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티셔츠 등 상품 판매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캠페인 홈페이지에 머그샷 사진을 올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의의 왜곡과 선거 개입”이라면서 “좌파들은 당신이 미국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아웃사이더에게 투표하지 못하도록 겁주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사명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간단한 메시지를 갖고 사자굴(호랑이굴을 착각한 듯)로 걸어갔다”면서 “가능하다면 백악관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을 쫓아내기 위해 기여를 해달라”면서 기부를 요청했다.

그는 전날 저녁에 X(옛 트위터) 계정에도 머그샷을 올리고 “선거 개입,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는 글과 함께 캠프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 홍보에 나섰다. 이 글은 25일 오후 5시 현재 1억 8700만회 이상 조회됐다.

트럼프 캠프는 머그샷 공개 몇 분 뒤에 ‘속보: 머그샷’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지지자 등에게 보내 머그샷이 들어간 티셔츠 판매 사실 등을 알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메일에서 “이 머그샷은 폭정에 맞선 미국 저항의 상징으로 역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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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엑스 캡처
트럼프 캠프 엑스 캡처
트럼프 캠프는 홈페이지에서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가 적힌 티셔츠, 머그컵, 차량 스티커 등을 판매하고 있다.

‘굴욕 사진’인 머그샷을 ‘인생 샷’처럼 마케팅하는 것은 기소 때마다 지지층이 오히려 결집하는 모습을 보였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고전한 이유로 ‘트럼프 책임론’이 지목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성 추문 입막음, 기밀문서 유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연방 검찰 및 조지아주 검찰) 등의 혐의로 네 차례나 기소됐으나 당내 지지율은 50% 안팎인데 이번 ‘머그샷’ 공개로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지난 23일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머그샷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머그샷으로 포스터를 만들고 기숙사 방에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두에 앞서 참모진들이 머그샷에 대해 사전에 논의했다고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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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2020년 대선 결과 번복 시도 혐의로 기소된 다른 18명이 24일(현지시간)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하며 촬영한 머그샷을 한자리에 모았다. 루디 줄리아니. 레이 스미스, 제나 엘리스, 시드니 포웰. 케시 러섬, 케네스 체세브로, 데이비드 섀퍼, 존 이스트먼, 스콧 홀, 해리슨 플로이드, 마크 메도스, 트레비언 쿠티, 숀 스틸, 제프리 클라크, 마이클 로먼,  미스티 햄프턴, 스티븐 클리프가드 리, 로버트 칠리 등이다.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2020년 대선 결과 번복 시도 혐의로 기소된 다른 18명이 24일(현지시간)까지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하며 촬영한 머그샷을 한자리에 모았다. 루디 줄리아니. 레이 스미스, 제나 엘리스, 시드니 포웰. 케시 러섬, 케네스 체세브로, 데이비드 섀퍼, 존 이스트먼, 스콧 홀, 해리슨 플로이드, 마크 메도스, 트레비언 쿠티, 숀 스틸, 제프리 클라크, 마이클 로먼, 미스티 햄프턴, 스티븐 클리프가드 리, 로버트 칠리 등이다.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는 소셜미디어에 허가 없이 머그샷을 활용해 선거자금을 모금, 기부자들을 속일 경우 가만 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에 대해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머그샷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과 자금 모금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자말 보먼 연방 하원의원(민주·뉴욕)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정상적인 세계에서 머그샷은 트럼프 정치인생의 끝이 될 것이지만 현실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올라가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 이미지로 수백만달러를 모을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에게 대박”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을 보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TV에서 보았다”며 “핸섬 가이”라고 농을 던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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