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킹 특사보다 고위급 요구설
북한이 케네스 배 등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인터뷰를 CNN을 통해 공개하는 등 심리전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 정부 당국자들이 군용기를 타고 방북해 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내놓은 첫 번째 반응으로, 일각에서는 고위급 특사를 보내거나 고위급 회담 개최 필요성도 제기된다.워싱턴 외교소식통은 1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최근 평양 비공개 회담에서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고위급 특사 파견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공동대변인은 이날 서울신문 질의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며, 백악관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매우 주의 깊게 다루고 있다”고 답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북한에 보내 석방 문제를 협의하려 했으나 북한이 킹 특사에 대한 초청을 철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북한이 억류한 3명에 대한 ‘몸값’을 높이면서 킹 특사보다 높은 고위급 특사를 요구한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억류된 3명 중 1명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은 CNN 인터뷰에서 “빌 클린턴이나 조지 부시 같은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스 배 어머니 배명희씨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아들과 통화하니 북한은 킹 특사가 아닌 다른 인사의 방북을 원한다고 밝혔다고 한다”고 전했다.이런 가운데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달 하순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9-03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