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달라”는 시민들에 총구 겨눈 베네수엘라 軍

“구호품 달라”는 시민들에 총구 겨눈 베네수엘라 軍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2-24 22:28
업데이트 2019-02-2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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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서 원조품 반입 충돌… 300여명 사상

마두로, 美 이어 콜롬비아와 외교 단절
펜스, 콜롬비아 찾아 마두로 퇴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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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정부군이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와의 접경지역인 우레냐의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다리를 통해 들어온 인도주의적 원조물품 수송 트럭에 불을 지르자 성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물품을 받기 위해 트럭 위에 오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미국 등이 주도한 원조물품 반입을 불허하자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우레냐 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부군이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와의 접경지역인 우레냐의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다리를 통해 들어온 인도주의적 원조물품 수송 트럭에 불을 지르자 성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물품을 받기 위해 트럭 위에 오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미국 등이 주도한 원조물품 반입을 불허하자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우레냐 EPA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이 2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맞서 미국이 제공하는 인도주의 구호물품 반입에 나서면서 콜롬비아와 브라질 접경지역에서 정부군과 야권, 시민들 간 충돌로 최소 4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이어 콜롬비아와도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정국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국경과 접한 베네수엘라 남동부 산타엘레나데우아이렌에서 원조물품 반입을 두고 군과 주민들이 충돌해 열네 살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소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콜롬비아 쿠쿠타 창고에서 보관하던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베네수엘라 접경지역으로 보냈다. 야권은 브라질 북부 국경도시인 파카라이마에 보관하던 구호품도 트럭에 실어 베네수엘라 국경 검문소로 보냈다. 과이도 의장은 이미 200t에 달하는 구호물품을 이날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정권과 정면대결을 예고했었다.

과이도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구호품을 실은 일부 트럭이 브라질 국경을 통과했다고 밝혔지만 트럭은 베네수엘라 영토에 진입했어도 세관 검문소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마두로 대통령을 엄호하는 정부군은 콜롬비아 접경도시인 우레냐의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국경다리에 몰려들어 장애물을 치우려고 시도한 야당 의원들과 야권 지지자 등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발포했다. 시위대는 구호품 반입이 원활치 않자 버스를 탈취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제2 국경 도시인 산안토니오델타치라에서도 구호품 운반을 도우려고 국경을 넘으려는 시위대를 군이 최루탄 등을 쏘며 해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야권의 원조물품 반입을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콜롬비아와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24시간 이내에 자국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25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과이도 의장을 만나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9-02-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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