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이어 내부고발자 고발장까지 공개
“백악관, 당시 통화기록 심각성 인지” 주장민주당 “외국 지도자에 마피아 같은 강탈”
조사 빌미로 군사 원조 중단 내용은 없어
트럼프 “공화당원들 뭉쳐서 싸워야” 트윗
미국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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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7월 25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바이든이 검찰 기소를 막았고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알고 싶어 해서 우리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해 준다면 좋을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가진 정보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많은 일을 겪었고 우크라이나는 그것(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세 번, 자신의 친구이자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다섯 번이나 언급했다. 하지만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빌미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 여부를 압박하는 ‘대가성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선거의 진실성, 대통령직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여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외국 지도자에 대한 전형적인 마피아 같은 강탈”이라고 비판했고 발 데밍스 하원 법사위 의원은 “거의 모든 문장이 충격적 권한 남용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의혹 부인한 美·우크라 대통령
미국 하원의 ‘탄핵 조사’를 촉발한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25일(현지시간) 문제의 통화를 나눈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누구도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압력은 없었다”며 외압 의혹을 일축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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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녹취록에 이어 상·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한 서신 형태의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일부 내용이 지워진 편집본 형태로 공개됐다. 고발장에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기록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 등이 담겼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민주당원들이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한다. 함께 뭉쳐 강력히 싸우라, 공화당원들. 나라가 위태롭다!”고 올리며 반격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9-2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