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이용 줄자 호황 음식배달업 ‘눈독’
성사 땐 ‘우버이츠’ 확장… 점유율 1위로배달의 민족
WSJ는 우버가 2월부터 그럽허브에 대한 인수 의사를 타진했고, 현재 그럽허브가 자사 주식 1주당 우버 주식 2.15주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우버의 주가(종가)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는 약 61억 달러(약 7조 4600억원)에 달한다.
우버가 주력 사업인 차량공유 서비스에서 음식 배달로 눈을 돌리는 것은 코로나19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37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다라 코즈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남은 기간 기본급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럽허브 역시 최근 몇 달 사이 배달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었지만, 재택근무의 일상화라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에 맞서 사업에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인수합병이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인수 협상 보도가 나오자 그럽허브의 주식은 세 차례나 거래가 중단되며 가격이 29%로 치솟기도 했다.
그럽허브는 음식배달 업체로는 유일하게 미 증시에 상장된 회사다. 우버 역시 자체적인 음식배달 사업부인 ‘우버이츠’가 있지만, 유력 업체를 인수해 사업 규모를 더욱 확장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우버는 시장점유율 1위인 도어대시를 제치게 된다.
미국 음식배달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우버이츠나 그럽허브, 도어대시 등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들이 외식 업계의 강력한 ‘문지기’가 되고 있다”면서 “오프라인의 식당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큰 패러다임의 변화인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5-14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