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살해’ 전직 경관에 보석금 15억원, 휴스턴 추도식

‘플로이드 살해’ 전직 경관에 보석금 15억원, 휴스턴 추도식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09 07:25
수정 2020-06-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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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숨지게 해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불을 지핀 전직 경관 데릭 쇼빈의 재판 스케치. 제니스 리딩(왼쪽부터) 판사와 매슈 프랭크 검사, 에릭 넬슨 피고측 변호인, 그리고 오크 파크 하이츠 교도소에서 동영상으로 연결된 채 오렌지색 미결수 차림에 흰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쇼빈. 세드릭 혼슈타트 스케치 AP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러 숨지게 해 세계적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불을 지핀 전직 경관 데릭 쇼빈의 재판 스케치. 제니스 리딩(왼쪽부터) 판사와 매슈 프랭크 검사, 에릭 넬슨 피고측 변호인, 그리고 오크 파크 하이츠 교도소에서 동영상으로 연결된 채 오렌지색 미결수 차림에 흰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쇼빈.
세드릭 혼슈타트 스케치 AP 연합뉴스
데릭 쇼빈이 오렌지색 미결수 차림을 하고 촬영에 응한 머그샷. 미네소타주 교정국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데릭 쇼빈이 오렌지색 미결수 차림을 하고 촬영에 응한 머그샷.
미네소타주 교정국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44)의 보석금이 125만 달러(약 14억 9000원)로 책정됐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2급 살인과 3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된 쇼빈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보석금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지니스 레딩 판사는 검찰 측이 제시한 보석금을 그대로 승인했고, 피고의 변호인은 이 제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조건 없는 보석금은 125만 달러로 정해졌다. 검찰이 기소 당시 책정한 조건 없는 보석금 100만 달러에서 더 올라간 것이다. 다만 쇼빈이 법규 준수, 향후 법정 출두, 보안·법 집행기관 근무 금지, 총기·탄약·총기허가증 반납, 플로이드 유족과의 접촉 금지 등의 조건을 지키겠다고 동의하면 100만 달러만 내고 풀려날 수 있도록 했다.

쇼빈은 이날 스틸워터에 있는 미네소타 주립교도소에서 동영상을 통해 공판에 출석했다. 동영상 속에서 그는 오렌지색 미결수복에 수갑을 찬 채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이번 공판은 절차적인 것으로 쇼빈은 피고 측 답변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쇼빈은 플로이드가 숨진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동영상 속에서 수갑을 찬 채 땅에 엎드린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 동안 무릎으로 찍어 눌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플로이드가 20달러짜리 위조지폐로 담배를 샀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그를 체포하던 중이었다.

앞서 쇼빈을 제지하지 않고 돕거나 말리려는 시민들의 접근을 막은 전직 경관 알렉산더 킹(26), 토머스 레인(37), 투 타오(34)는 지난 4일 법정에 출두해 인정 신문을 받았다. 세 사람은 2급 살인 공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기리는 마지막 추도식이 열린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찬양의 분수’ 교회 추도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이 줄지어 관 앞에서 영면을 기원하고 있다. 휴스턴 풀 기자단 AP 연합뉴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기리는 마지막 추도식이 열린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찬양의 분수’ 교회 추도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이 줄지어 관 앞에서 영면을 기원하고 있다.
휴스턴 풀 기자단 AP 연합뉴스
한편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마지막 추도식이 이날 고향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렸다. 이날 낮 12시(중부 표준시)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거행됐는데 추도객들은 두 줄로 나뉘어 입장해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을 바라보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 영전에 꽃다발을 바쳤고, 일부는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지사와 현지 경찰관들도 추모식장을 찾아 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휴스턴에서 플로이드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추도식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유지한 채 15분 간격으로 추모객을 모아 입장시켰다. 유족을 대리해 장례 절차를 주관하는 포트벤드 메모리얼 플래닝 센터는 “조문객이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의 잭 예이츠 고교 풋볼팀과 농구팀의 스타 선수로 활약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했다. 잭 예이츠 고교에서는 이날 저녁 동문회 주최의 촛불 집회가 열린다.

장례식은 유족과 일부 초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거행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 정확히 보름 만이다. 그의 유해는 휴스턴 외곽 메모리얼 가든 묘지의 어머니 묘 옆에 누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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