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의 숙제, 생이별한 666명의 어린이와 부모의 상봉

바이든 정부의 숙제, 생이별한 666명의 어린이와 부모의 상봉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11 11:24
업데이트 2020-11-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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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미국 텍사스주 토르니요 난민 캠프에서 불법 이민 어린이들이 어디론가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2018년 6월 미국 텍사스주 토르니요 난민 캠프에서 불법 이민 어린이들이 어디론가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년 1월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돌려놓아야 할 일이 수만 가지다. 그런데 이 일도 어느 일 못잖게 중요하다. 멕시코 국경 단속을 강화해 생이별을 강요한 어린 아이들을 부모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불법 이민 시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많은 가족을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석달 동안 아이들이 유치장 안에서 울부짖거나 부모를 애타게 찾는 사진과 동영상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중단했지만 그 과정에 많은 아이들이 부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다. 지난달까지 545명 정도의 어린 자녀들이 이런 아픔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NBC 뉴스가 이들의 부모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는 변호사 단체의 대표 스티븐 헤르조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한 결과, 그 숫자가 66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영국 BBC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일단의 변호사들이 임명돼 주로 중미 국가들로 송환된 부모들 찾기에 나섰는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헤르조그는 부모를 찾는 어린이 숫자에 대한 정부 통계가 허술해 이런 혼선이 빚어졌다고 개탄했다.이번에 파악해보니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부터 엘파소 지역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해 121명의 어린이들을 부모에게서 떼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666명의 부모들과 접촉할 수 있는 정보, 도움이 되는 정보를 최신의 것으로 제공해주면 많이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시민권연맹(ACLU)이 2018년 6월 소송을 냈고 법원은 30일 안에 부모와 자녀들을 다시 만나게 하라고 판결했는데 2년 넘게 소재 파악이 안된다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물론 이 판결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생이별한 이들의 재결합에 해당하지 않다가 지난해에야 법원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이들 청소년들은 연방기관의 구금에서 풀려나 미국에 있는 다른 가족이나 친척 집에 머무르고 있다. 수십명은 다섯 살 미만이다. 하원 법사위원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백명의 아이들이 영원히 가족과 헤어질지 모른다는 사실을 완전히 인지하면서도” 밀어붙였다고 개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을 떼어놓는 일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불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온 부모들을 기소하면 , 아이들을 떼어놓게 되는 일은 불가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선인 지위를 완벽하게 누리지 않지만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바이든 후보는 이 정책 때문에 헤어진 가정을 다시 만나게 하는 태스크포스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부모들의 귀화 희망을 받아들여 미국까지 여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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