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강행 방침…오바마-시진핑 ‘세기의 회담’에 영향 주목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관련 무력 분쟁을 염두에 두고 실시하는 미국과 일본의 낙도 방어훈련에 대해 중국이 취소를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미·일 간의 이번 훈련이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릴 예정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세기의 정상회담’ 직후인 10일 같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 훈련에 대해 난색을 표하자 미·일 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음을 의식, 중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협의했다. 양국은 결국 ‘훈련은 미·일 동맹에 필요하다’는 입장에 따라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고 언론에도 공개하기로 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일본 측은 “특정한 제3국을 염두에 둔 훈련이 아니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설명했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돈 블릿츠(dawn blitz·새벽의 기습)’로 명명된 이번 미·일 합동훈련은 10일부터 26일까지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기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양국이 명시적으로 목적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의 센카쿠 점령 상황에 대비한 공동대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으로 평가된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진행된 양국 간 낙도 방어훈련에는 육상 자위대만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육·해·공 자위대가 동시에 참가하는 등 훈련의 수위가 높아졌다. 일본 측은 육상자위대 요원에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과 수송함 및 프리깃함, 항공자위대 소속 항공총대사령부 요원 등을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자민당 전 간사장은 3일 일본과 중국이 1972년 수교할 때 센카쿠 문제는 보류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당시 일본 총리로부터 들었다고 소개했다.

전직 의원단을 이끌고 방중한 노나카 전 간사장은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분명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에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3일 오전 정례 회견에서 “센카쿠 열도는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이고, 이 섬에 대한 영유권 갈등은 후대에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어떤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