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 北에 인권은 없다… 그들의 권리 스스로 찾아야”

“독재정권 北에 인권은 없다… 그들의 권리 스스로 찾아야”

입력 2013-09-26 00:00
업데이트 2013-09-2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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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 첫 대면 인터뷰

“공산당 독재 정권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권은 있을 수 없다.”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내셔셜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천광청과의 이날 인터뷰는 중국어-영어 통역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그는 표정이 밝았고 목소리가 힘찼으며 혈색이 좋아 보였다.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그는 표정이 밝았고 목소리가 힘찼으며 혈색이 좋아 보였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이가 없다는 듯) 방금 북한 인권이라고 말했나. 북한에 무슨 인권이라고 말할 게 있나. 공산당 독재 정권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권은 있을 수 없다.

→당신은 중국 인권을 위해 싸웠는데 북한 주민에게 할 말이 있다면.

-어떤 정치 시스템 아래서 살든 당신의 권리는 바로 당신이 찾아야 한다. 당신을 위해 싸울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위해 싸워 주거나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한국에 방문할 계획은 없나.

-언젠가는 한국, 일본 같은 민주 국가를 방문하고 싶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과연 나의 방한을 허용할지는 당신이 그쪽에 먼저 물어보는 게 순서일 것 같다.

→중국에 남지 않고 미국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나.

-후회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 여기에서도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하는 노력이 중국에 있을 때보다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고향과 가족이 그리운 건 사실이다. 특히 형, 조카 등이 중국 정부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는 만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길 바란다.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의 격려 전화를 받고 “키스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발언은 잘못 알려진 건가.

-내가 그 부분만 통역을 거치지 않고 영어로 “당신을 보고 싶다”(I want to see you)고 했는데 그게 어떻게 “키스하고 싶다”(I want to kiss you)로 들렸는지 모르겠다. 내 형편없는 영어 실력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재판 과정이 민주적이라고 보나.

-보시라이는 중국 공산당 독재 정권 안에 있었던 사람이다. 중국 사법부가 어떤 선고를 내리든 그것은 그들 내부의 권력투쟁일 뿐이다. 무죄가 나오든 유죄가 나오든 인권과는 무관한 이슈다.

→중국 정치체제의 변화를 어떻게 예견하나.

-언젠가는 공산당 독재 정권이 붕괴해 법치국가, 민주국가가 될 것이다. 어쩌면 소련 붕괴 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단합된 목소리를 내느냐다.

→뉴욕 생활은 할 만한가.

-교통 체증으로 길이 막히는 것 말고는 다 좋다.

→건강은 중국에 있을 때보다 좋아졌나.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두통으로 고생했지만 지금은 좋아졌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9-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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