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난무… 경찰 규탄 ‘인간띠’ 시위도
트럼프 “미중 무역합의, 홍콩에 긍정적”람, 시위 지지 美크루즈 의원 면담 취소
![홍콩 사자산에 설치된 3m 높이 ‘자유의 여신상’](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0/13/SSI_20191013203441_O2.jpg)
홍콩 EPA 연합뉴스
![홍콩 사자산에 설치된 3m 높이 ‘자유의 여신상’](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0/13/SSI_20191013203441.jpg)
홍콩 사자산에 설치된 3m 높이 ‘자유의 여신상’
홍콩 시위대가 설치한 ‘자유의 여신상’이 13일 500m 높이의 사자산 정상에서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홍콩 시위대의 상징인 방독면과 고글을 쓴 여신상은 한 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 손에는 ‘홍콩 해방, 시대 혁명’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지난 8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빈백건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은 여성을 형상화했다.
홍콩 EPA 연합뉴스
홍콩 EPA 연합뉴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13일 새벽 랜드마크로 유명한 사자산 정상에 3m 높이의 `자유의 여인상’을 옮겨 설치했다. 시위대는 여인상이 시위대의 용기를 북돋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전날 시위대는 검은 복장에 마스크를 쓰고 카오룽 반도의 침사추이에서 삼수이포까지 행진했다.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와 영국 국기를 손에 들고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마스크를 쓰는 건 범죄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가면을 쓴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에 수천명이 참여했다면서도 지난주 집회보다 참여자 수는 줄었다고 전했다.
경찰 허가 없이 진행된 이날 행진에서 시위대는 차도를 점거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오후에는 카오룽 퉁 지하철역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양상을 띠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가 홍콩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무역협상 중국 측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만난 데 대해 “류 부총리에게 ‘몇 달 전 (시위) 초기 때보다 정말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이번 합의가 홍콩을 위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홍콩을 위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틀 일정으로 홍콩을 방문한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은 12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면담을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행정장관실도 “람 장관이 크루즈 의원과 만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크루즈 의원은 행정장관실이 이날 면담을 비밀로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자신은 언론에 이에 관한 언급을 삼갔다며 “람 장관이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중국 비판론자인 크루즈 의원은 시위 지지 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시위대 상징인 검은색 옷을 입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10-14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