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장기 재임… 미테랑 이어 두 번째
이라크전 때 대미 분노 …“佛의 자존심”![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9/27/SSI_20190927021811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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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9/27/SSI_20190927021811.jpg)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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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우파였던 고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두 번 임기의 프랑스 대통령을 지냈다.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헌법 개정을 했다. 2002년 임기 5년의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전후 전임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길게 재임했다. 국제무대에서 고인은 2003년 이라크와 전쟁을 벌인 미국에 대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시하면서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1932년 파리의 사업가 가문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엘리트 양성 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마치고 1962년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의 참모로 정계에 입문, 파리시장과 총리를 두 번 지냈다. 1986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좌파 대통령 미테랑과의 ‘좌우 동거 내각’을 구성하기도 했다. 강한 프랑스 즉 드골주의를 정치적 기치로 내걸었던 고인은 우파 정치의 거두로 꼽힌다. 그러나 대통령 면책 특권이 끝난 2011년 파리시장 시절의 공금 황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고인은 지병을 앓으면서 최근 수년 동안 대중에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FP가 전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질병은 밝히지 않았다.
고인에 대해 프랑스 하원은 이날 개원 도중 1분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은 훌륭한 정치인이자 대통령,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후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나의 일부가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뛰어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에서 “현명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인”이라고 기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09-27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