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보다 의료진… 英 응급실 밝힌 ‘게임 체인저’

슈퍼맨보다 의료진… 英 응급실 밝힌 ‘게임 체인저’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0-05-07 23:02
수정 2020-05-0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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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새 그림 공개

코로나 사투 중인 의료진에 감사 표현
英 사망 3만명 넘어… 美 이어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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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응급실 벽에 남긴 그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바꿀 영웅들이라는 의미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이름을 붙였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응급실 벽에 남긴 그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바꿀 영웅들이라는 의미에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이름을 붙였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거리의 벽화를 통해 세상을 풍자하고 사회에 날 선 비판을 가해 온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따뜻한 작품을 새로 선보였다.

6일(현지시간) BBC는 뱅크시가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응급실 벽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는 제목의 1㎡짜리 작품을 내붙였다고 보도했다. 흑백의 그림 속엔 멜빵바지를 입은 소년이 슈퍼맨과 배트맨 인형은 바구니에 던져둔 채 마스크를 쓴 국민건강보험(NHS) 간호사 인형을 높이 치켜든 장면이 담겼다. 가슴에 적십자 마크를 새긴 간호사 인형은 슈퍼맨처럼 망토를 휘날리며 한 손을 뻗고 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이 이 시대의 ‘슈퍼히어로’라는 작가의 의중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이날 3만명을 돌파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많은 사망자다. 이탈리아, 스페인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은 영국에서도 의료진과 구조대가 마스크, 방호복 등 기본 의료물자 부족으로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환자를 돌보는 등 목숨을 걸고 방역전선을 지키고 있다.

뱅크시는 작품 주변에 메모를 남겼는데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에 감사를 드린다. 비록 흑백이지만 작품이 이곳을 조금 더 밝게 해 주길 바란다”고 썼다. 작품은 가을 경매에 부쳐 NHS를 위한 기금을 마련할 때까지 이 병원 벽에 전시될 예정이다. 폴라 헤드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병원은 많이 사랑했고 존경했던 직원과 동료를 잃은 비극을 겪어 왔다”면서 “뱅크시가 이런 전례 없는 시기에 NHS와 관계된 사람들의 헌신을 표현하고자 우리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말했다.

뱅크시는 자신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소더비 경매에서 약 16억원에 낙찰되는 순간 파쇄되도록 액자에 파쇄 장치를 설치하거나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 놓는 등 기행과 풍자를 일삼는 걸로 유명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0-05-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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