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위기의 유럽’ 구원투수로 등판

메르켈 ‘위기의 유럽’ 구원투수로 등판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7-02 01:10
수정 2020-07-02 03:1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獨 정계 은퇴 앞두고 EU 순회의장직 맡아
코로나·브렉시트 후속협상 등 난제 쌓여

이미지 확대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 30일(현지시간) 독일의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회의장국 임기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비춰지고 있다. 순회의장국 임기는 7월 1일부터 6개월이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 30일(현지시간) 독일의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회의장국 임기 시작을 알리는 문구가 비춰지고 있다. 순회의장국 임기는 7월 1일부터 6개월이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으면서 정계 은퇴를 앞둔 ‘유럽의 거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마지막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이날 “유럽이 팬데믹과 경제불황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독일이 메르켈의 임기에서 마지막으로 EU 의장국을 맡게 됐다”며 유럽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독일과 메르켈의 상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메르켈의 ‘순간’이 EU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한 메르켈은 15년 집권 동안 독일을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말 예정된 집권 기민당 대표 선거와 함께 2021년 총리 임기를 마지막으로 일찌감치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잇따른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 등으로 사실상 레임덕 상태였던 메르켈의 정치 인생 마지막 장은 유럽의 최대 위기와 맞물리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건과 연말 시한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속 협상, 기후변화 대응 등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난제들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내에서는 전대미문의 위기 중에 독일이 EU 의장국을 맡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맏형’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기대의 중심에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으로 찬사를 받으며 지지율 반전까지 이룬 ‘게르만 철의 여인’ 메르켈이 있다.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관련 논의가 예정된 오는 17~18일 EU 정상회담은 메르켈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은 프랑스와 함께 5000억 유로(약 667조원) 규모의 기금 조성을 제안하고 나섰지만, 네덜란드 등 4개국이 이 같은 보조금 지원이 아닌 대출 형식의 펀드 조성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안드레아스 클루스는 EU 순회의장직을 맡은 메르켈의 상황을 ‘백조의 노래’(최후의 승부수나 마지막 작품을 이르는 말)에 비유하며 “메르켈이 유럽을 하나로 묶는다면 그것은 그의 마지막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7-02 16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