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카페, 식민지 시대 유산 ‘중국인’과 ‘아프리카인’ 아이스크림 판매 중단
프랑스의 한 카페에서 팔다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아이스크림. 트위터 캡처
AP통신은 29일 프랑스 남동부 코트다쥐르 지역의 ‘르 푸생 블루(파란색 병아리)’란 카페에서 노란색 레몬 아이스크림에 쭉 찢어진 눈을 그려넣은 디저트와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붉고 두꺼운 입술을 붙인 디저트를 팔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메뉴의 이름도 각각 ‘중국인’과 ‘아프리카인’이었다.
지난 20일부터 인터넷 소셜 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디저트를 파는 카페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카페 주인은 논란에 결국 두 개의 메뉴를 메뉴판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1947년 문을 연 이 카페를 현재 주인은 1986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수 당시부터 ‘중국인’과 ‘아프리카인’이란 이 두 개의 메뉴는 있었다고 주장했다.
카페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종차별 논란에 해명하면서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모든 이들을 존중한다”며 “그냥 순진하게 아무 생각 없이 메뉴를 유지했다. ‘중국인’과 ‘아프리카인’ 메뉴는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지만 과거의 역사가 오늘날의 프랑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 년간 두 개의 아이스크림 디저트는 다양한 인종의 가족들에게 기쁨을 주었다”며 “하지만 최근 우리 가게때문에 마음이 상한 이들에게는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카페 측은 지난 70년 동안 두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팔았지만 아무도 우리를 모욕하지 않았는데 지난 48시간 동안 트위터 등 인터넷 소셜미디어에서 심각한 공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카페 운영자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이탈리아에서 이민을 온, 이탈리아 후손이라고 소개하며 당시 이탈리아인들에 대한 차별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판매 중단을 알리는 ‘르 푸생 블루’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인터넷 상의 폭력이 우리의 삶을 계속 망치게 두면 안 된다” “존재하지 않는 인종차별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등 카페를 응원하는 댓글이 달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