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산 재료만 씁니다” 日식당에 분노한 중국인

“후쿠시마산 재료만 씁니다” 日식당에 분노한 중국인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8-29 16:58
업데이트 2023-08-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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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이후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도쿄 한복판에서 한 식당과 중국인 간에 논쟁이 붙었다.

29일 엑스(옛 트위터) 등에는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이 중국인을 차별했다며 분노한 중국인 남성의 영상이 확산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 식당이 내건 안내문에서 비롯됐다. 칠판에 분필로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고 써놓은 안내문이었다.

이를 본 영상 속 중국인 남성 A씨는 일본 경찰에 신고했고, 안내문의 의미가 무엇인지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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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자 지나가다 이를 본 중국인이 경찰에 신고한 뒤 항의하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을 내걸자 지나가다 이를 본 중국인이 경찰에 신고한 뒤 항의하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경찰은 “‘중국인’이라고 쓴 부분과 ‘후쿠시마산’이라고 쓴 부분 중 어느 것에 화가 났느냐”고 물었고, A씨는 “후쿠시마산이든 뭐든 상관없는데 왜 중국인이라고 썼느냐”고 물었다.

곧이어 업주가 가게로 출근하자 경찰은 가게 안에서 업주와 만나고 나온 뒤 “중국인을 겨냥한 게 아니고, 오는 손님들한테 이곳은 후쿠시마산을 쓰니까 들어오기 전에 미리 보라고 안내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A씨가 “중국인은 들어오지 말라는 거냐”고 다시 묻자 경찰은 “후쿠시마산이 싫은 손님은 가게에 들어오지 말라고 써놓은 거라고 한다”고 답했다.

A씨는 “그럼 왜 중국인이라고 써놓은 거냐”고 재차 물으며 “업주 본인이 진짜 그렇게 말한 게 맞느냐”고 따졌다.

이어 “모든 재료가 후쿠시마산이라는 것도 사실이냐. 거짓말이라면 사기다”라고 항의했다.

경찰이 “중국인이라고 쓴 건 요즘 신문에 나오는 것(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지)도 있어서”라고 말하자 A씨는 “그게 차별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차별이 아니다”라며 “칠판은 가게 소유이므로 사장의 권한이고 경찰이 어떻게 할 수 없다. 칠판 내용은 매일 바뀐다고 한다. 내일이 되면 다른 내용으로 바뀐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가 계속 항의하자 경찰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가게 업주는 칠판을 가지고 들어가더니 다른 내용으로 바꿔 걸었다. 그리고선 “미안하다”고 짧게 말한 뒤 가게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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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내건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에 중국인이 항의하자 가게 업주가 안내문 내용을 바꿔 걸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식당에서 내건 “중국인에게. 우리 가게의 식재료는 모두 후쿠시마산입니다. 생맥주 350엔”이라는 안내문에 중국인이 항의하자 가게 업주가 안내문 내용을 바꿔 걸고 있다.
엑스(옛 트위터) 캡처
설전이 오가던 중 지나가던 한 노인이 “이렇게 쓰면 안 되죠”라고 거들기도 했다. A씨가 “어떻게 생각하시냐? 차별 아니냐?”고 묻자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이 변호사라며 A씨에게 명함을 건네고 떠났다.

해당 영상을 본 일본과 중국 누리꾼들 역시 서로 논쟁을 벌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인만 적어놨는데 이게 차별이 아니고 뭐냐”, “당당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변호사도 대단”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해당 가게를 향해 분노하고 A씨를 칭찬했다.

반면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처리수 방출을 반대하는 것은 중국뿐인데 뭐가 문제냐”, “(중국인이) 먹고 싶지 않다는 식재료를 쓴다고 알려주는데 친절하지 않느냐”며 가게를 칭찬하는 반응이 많았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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