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첫 대선 실시… ‘아랍의 봄’ 꽃피울까

튀니지 첫 대선 실시… ‘아랍의 봄’ 꽃피울까

입력 2014-11-24 00:00
업데이트 2014-11-2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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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셉시·마르주끼 양자대결 압축

‘아랍의 봄’의 진원지인 튀니지에서 23일 역사적인 첫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2010년 12월 한 노점상이 독재정권의 횡포에 항거해 분신하면서 민중시위를 촉발한 지 4년 만이다. ‘재스민(튀니지 국화) 혁명’이 번졌던 대부분의 아랍 국가는 내전과 군사독재로 회귀했지만 튀니지만큼은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가고 있다.

모두 27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대선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 1000개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튀니지 유권자 528만명은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는 감격을 맛봤다.

대선은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28일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유력한 후보는 세속주의 정당 니다투니스(튀니지당) 지도자 베지 카이드 에셉시(87)와 독재자 벤 알리 축출 이후 임시 대통령을 맡은 반체제 인사 출신의 문시프 마르주끼(69)다.

벤 알리 정권 당시 핵심 공직을 두루 맡았던 에셉시는 옛 독재 세력이 내세운 후보로 세속주의 세력을 대표한다. 좌파 운동가와 노동조합, 엘리트 계층, 질서 있는 사회를 바라는 시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권운동가 출신의 마르주끼는 이슬람주의 세력의 대표로 독재정권 시절 반체제 활동으로 명성을 쌓았다. 벤 알리 정권 당시 투옥과 망명을 거듭하다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제헌의회 투표를 통해 임시대통령에 선출됐다.

튀니지는 지난 2월 중동·아랍 국가의 헌법 가운데 가장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헌법을 채택했다. 새 헌법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정하고 있지만 다른 아랍 국가와 달리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법의 근간으로 명시하지 않았고, 남녀 평등과 여성의 권리 보호도 규정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1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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