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스위스 은행 이체”…완료되면 미국 수감자 5명 석방

“한국 내 이란 동결 자금 스위스 은행 이체”…완료되면 미국 수감자 5명 석방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11 07:13
업데이트 2023-08-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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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10일(현지시간)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됐다가 나중에 동결 해제가 완료되면 완전 풀려나는 것으로 두 나라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5명 중 한 명인 시아마크 나마지. AFP 자료사진
한국 내 동결 자금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10일(현지시간)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됐다가 나중에 동결 해제가 완료되면 완전 풀려나는 것으로 두 나라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 5명 중 한 명인 시아마크 나마지.
AFP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됐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한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가 앞서 한국의 은행들이 석유 결제 대금 등 동결된 자국 자산에 대한 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미국의 제재 준수를 명목으로 한국과 이라크 은행 계좌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던 100억 달러(약 13조 2000억원) 이상에 대한 접근권을 마침내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IRNA는 전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 타결에 따라 이 자금이 풀리게 됐으며, 한국에 동결돼 있던 60억 달러(약 8조원)와 이라크 무역은행에 동결됐던 상당 액수가 포함된다고 전날 밝혔다.

한국 내 이란 자금은 스위스에 있는 한 은행에 이체, 현재 유로로 예치된 상태이며 카타르 중앙은행의 계좌로 송금될 준비가 돼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인 수감자들이 수감자 맞교환을 위해 교도소 밖 제3의 장소로 이송됐다면서 해당 자금이 이란이 지정한 계좌로 이체될 때까지는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은 이란 당국이 테헤란 에르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미국 국적자 5명(남성 4명, 여성 1명)을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했다고 수감자 가족 및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4명의 남성은 당국의 감시를 받는 상태로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 수감자의 변호사가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수감자들과 가족들이 악몽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자국의 자산이 “미국에 의해 몇년 동안 한국의 은행에 불법적으로 동결돼 있었다”며 “이란은 관련 의무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보증받았다”고 말했다. 또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을 알린 뒤 “미국에 불법 구금된 몇몇 이란인들의 석방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 5명이 석방돼 가택연금에 들어갔다고 이란 정부가 확인했다”면서 “고무적인 일이지만 5명의 미국인은 애초 구금해선 안되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이들의 상태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이들이 모두 미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SC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최종 석방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 민감한 상태”라면서 “가택연금 상태나 이들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가택 연금으로 전환된 미국인은 시아마크 나마지(51)와 에마드 샤르기(58), 모라드 타바즈(67)로 이들은 영국 여권도 소지하고 있으며, 네 번째 남성은 신원이 공개돼 있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이들 남성 중 한 명의 변호인을 인용해 전했다. 나아가 다섯 번째 미국인은 이미 석방됐다고 미국의 국가안보 관리가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수감됐던 에르빈 교도소는 재소자를 혹독하게 다루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2015년 이란 당국에 체포돼 10년형을 선고받은 나마지의 형제 바박은 “긍정적인 변화이긴 하지만 우리는 시아마크와 다른 이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날짜를 계속 셀 것”이라고 말했다.

샤르기의 누이는 2018년 4월 구금된 뒤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정부 관리들의 노력을 굳게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타바즈는 기업인 겸 야생환경 활동가였는데 2018년 1월 환경활동가들을 단속하는 과정에 체포됐다.

분쟁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국장은 NYT에 “미국인들은 돈이 카타르 계좌에 들어오면 이란을 떠날 수 있다”면서 “거액의 이란 돈을 옮기기 위해서는 복잡한 제재 면제 및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4~6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억류 미국인들은 일단 카타르 수도인 도하로 이송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에즈 국장은 밝혔다. 국내 우리은행 및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중앙은행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9조 2000억원)가 동결돼 있다. 이란 자금이 해제되더라도 이란은 인도주의적 목적과 의약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협상을 놓고 공화당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망했다. 동결된 자금이 결국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손에 들어가 중동 지역 무장세력 지원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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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도 테헤란의 지난 5일(현지시간) 거리 풍경이라며 AP 통신이 10일 배포한 사진이다. 여성들이 히잡 등을 두르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AP는 이런 자유분방한 거리 풍경이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당국이 여성 임직원이나 고객이 히잡 등을 두르지 않은 모습이 목격된 회사들을 급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는 또 히잡을 두르지 않은 여성들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히잡을 두르지 않은 여성들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들도 있었지만 뒷모습을 담은 사진만 게재한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지난 5일(현지시간) 거리 풍경이라며 AP 통신이 10일 배포한 사진이다. 여성들이 히잡 등을 두르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AP는 이런 자유분방한 거리 풍경이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 당국이 여성 임직원이나 고객이 히잡 등을 두르지 않은 모습이 목격된 회사들을 급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는 또 히잡을 두르지 않은 여성들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히잡을 두르지 않은 여성들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들도 있었지만 뒷모습을 담은 사진만 게재한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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