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주연

고현정,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주연

조태성 기자
입력 2006-09-14 00:00
수정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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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속에는 무엇이 있지?”

“속치마요.”

“그러면 속치마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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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거침없는 눈길을 쏘아대는 이혁재 나으리의 음탕한 질문에, 신음소리까지 섞은 교태로 응대한다. 에로틱지수가 치솟을 것만 같은 이런 장면은 대개 감초 배우들의 몫이다. 그런데 여배우 얼굴을 보니 고현정이다.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를 고수할 것만 같은 톱스타가?

고현정은 20일부터 시작하는 MBC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음란잡지 ‘쎄시봉’의 열혈 기자 고병희 역할을 맡았다. 여기서 ‘열혈’이란 어떻게 하면 좀 더 음란할 수 있을까를 불철주야 연구한다는 뜻이다. 밥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출근길에도, 앉으나 서나 어떻게 벗길까 하는 생각뿐이다. 좀 더 야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꿈꾼 장면이 바로 주몽세트장에서 벌어지는 이혁재와의 러브신이다.

원래 상상력이란 타는 목마름에서 나오기 마련. 정작 본인은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본 적 없다. 국민드라마로 떠올랐던 ‘내 이름은 김삼순’을 쓴 김도우 작가의 작품이니 언뜻 김선아의 캐릭터를 떠올리면 된다. 권석장 PD는 아예 한술 더 뜬다.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누나만 있더라는, 정말 오래된 남학생들의 화장실 얘기를 발전시킨 게 이번 드라마란다.

정말 고병희는 실제 친구의 동생이자 자동차 정비공인 박철수(천정명)와 덜컥 하룻밤 사고를 치고는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한마디로 엉뚱하고 주책맞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우아한 공주처럼만 보이는데 배우로서 그런 이미지는 깨고 한번 망가져야 한다.”는 윤여정의 강력한 추천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만큼 고현정도 각오와 기대가 대단하다.“처음 대본받았을 때 캐릭터에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무엇보다도 발을 땅에 디딘 듯한 현실감이 마음에 들었고 또 사랑스럽고 살가운 역할이잖아요. 또 겸손하게 하면 잘 되지 않을까 기대도 했고요.” ‘섹시&코믹’으로만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일상에서 나름 진지한데 진지할수록 더 웃길 때가 있는…. 고병희도 보면 내가 뭐하면서 살아 왔지하는 고민도 있는,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인데 옆에서 보면 그 모습이 웃겨보이는 거죠. 그런 생각으로 연기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6-09-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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