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락 프로 ‘된장녀’, 도를 넘었다

요즘 오락 프로 ‘된장녀’, 도를 넘었다

입력 2010-06-20 00:00
업데이트 2010-06-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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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 소재로 활용…“성적 편견 확대”

 허영심에 차고 자기 중심적인 여성을 빗댄 ‘된장녀’는 케이블 오락프로의 단골 메뉴다.

 ‘된장녀’의 출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정도와 규모가 심해지는 양상이다.그만큼 여성에 대한 편견을 확대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케이블 오락채널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압구정 패리스 힐튼’으로 불리는 한 여성 출연자가 나와 화제가 됐다.

 1억원대 오픈카를 현금으로 사고 일본 우동이 먹고 싶어서 당일치기 일본 여행을 간다는 이 여성은 집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명함을 갖기 위해 취미로 일을 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가 극단적 인물들을 소개하는 콘셉트이긴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관련 기사에는 ‘재미 때문에 문제 있는 게스트를 섭외한다’,‘개념은 돈으로 살 수 없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같은 방송사의 ‘러브스위치’는 20~30대 싱글 여성 30명이 1명의 남성을 두고 3단계에 걸친 선택을 통해 데이트 여부를 결정하는 쇼로,케이블 채널로는 매우 높은 2%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은 종종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문제성 발언을 뱉어내고 있다.

 지난 3월 방송에서는 월세 사는 단역배우가 싱글남으로 출연하자 출연자들은 “월세 사는 남자는 싫다”,“돈이 새는 얼굴이다”,“차가 용달차다”란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

 MC 이경규는 “이건 러브스위치가 아닌 러브절단기”라며 “싱글녀들이 데이트를 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절단해버렸다”고 호통치기도 했다.

 프로그램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된장녀’를 언급하며 출연자들의 무례한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너무 된장녀들만 선별하는 듯..좀 더 다양하고 바른 가치관을 가진 여성 출연자들도 나와 주길’(ID 찰보리빵) ‘출연하는 여자들이 진짜 개념 없다’(ID 891122) ‘된장녀들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ID 롸잇나우)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러브스위치’ 임택수 PD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분명한 캐릭터를 가진 출연자를 섭외하다 보니 심하다 싶은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임 PD는 “소위 말하는 된장녀 캐릭터를 가진 분들도 있지만 소수”라며 “그분들의 자극적인 발언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시작한 올리브채널의 ‘악녀일기’ 시리즈는 젊은 여성들이 원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콘셉트이지만 부유한 부모의 돈으로 명품백을 사고 호화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된장녀 프로’의 대명사가 됐다.

 이 프로는 다음달 7번째 시즌 제작을 위해 주인공을 모집하고 있다.

 케이블 오락프로에서 ‘된장녀’의 인기는 쉽고 자극적인 소재라는 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채널수 확대로 오락 프로가 느는 가운데 제한된 제작비로 쉽게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탁현민씨는 “된장녀처럼 비호감 여성들은 재미를 위한 좋은 소재”라며 “프로그램 구성상 시청자들이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비호감 여성을 등장시키는 것이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적 편견을 강화하고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여성민우회 윤정주 사무국장은 “안 그래도 TV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수도 적고 이미지도 굉장히 제한적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미지의 여성들이 TV에 많이 등장할수록 ‘여자들은 당연히 이럴 거야’라는 고정관념이 확대·재생산된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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