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의궤 다섯 권 첫 실물 공개…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외규장각 의궤 다섯 권 첫 실물 공개… 9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입력 2011-07-05 00:00
업데이트 2011-07-0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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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도 여인인지라… 대여 좌우를 장막으로 가렸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97권 중 다섯 권에 불과했지만 오랜 세월 나라 밖으로 떠돌면서도 훼손되지 않은 존귀함을 보여주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박물관 수장고에서 지난 4~5월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부터 5년 단위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은 외규장각 의궤 중 다섯 권을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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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외규장각 의궤 언론 공개회에 몰려든 취재진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4일 외규장각 의궤 언론 공개회에 몰려든 취재진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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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 의궤 중 가장 오래된 ‘풍정도감의궤’ 표지(왼쪽)와 속지. 풍정은 궁중 잔치를 뜻한다.
외규장각 의궤 중 가장 오래된 ‘풍정도감의궤’ 표지(왼쪽)와 속지. 풍정은 궁중 잔치를 뜻한다.
●인목대비 잔치행사 등 상세히 묘사

외규장각 의궤 중에서도 최고(最古)이자 잔치 관련 의궤 중 가장 오래된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1630년)를 비롯해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莊烈王后國葬都監儀軌),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 3권은 유일본이다.

분상용(分上用·보관용으로 5~9부 제작된 것)임에도 한 권밖에 남아 있지 않은 풍정도감의궤는 인목대비(1584~1632)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인경궁에서 인조가 올린 잔치 행사를 상세히 기록했다. 풍정은 궁중 잔치를 뜻한다.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莊烈王后尊崇都監儀軌)와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 등 나머지 네 권은 분상용이 아닌 어람용(御覽用·왕이 직접 열람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종이나 표지 재질, 장정 방법 등에서 분상용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자랑한다. 존숭(尊崇)이란 왕, 왕후, 왕대비, 대왕대비에게 존호를 올릴 때 필요한 의식과 절차를, 영건(營建)은 건축을 의미한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3년도 채 살지 못하고 떠난 의소세손(1750~1752·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장남)의 장례 과정이 나타나 있다. 세손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보기 드문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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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손의 장례 과정이 나와있는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
세손의 장례 과정이 나와있는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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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발인 반차도가 하이라이트다.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발인 반차도가 하이라이트다.
●인조계비 국장 과정도 소개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에는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의 국장 과정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시신을 옮기는 장면이 묘사된 발인 반차도가 하이라이트다. 유새롬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왕의 대여(시신을 모신 수레)에는 좌우에 장막을 치지 않는 것과 달리 왕비 반차도에 장막이 보이는 것은 왕비가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궤의 비단 표지도 함께 공개됐다. 1978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297권 중 11권을 제외한 286권의 표지를 개장(改裝)한 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의궤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인계한 것이다. 비단 표지들은 개장하기 전의 원래 상태를 보여준다. 17~19세기 어람용 의궤의 장정 변천 과정 및 문양과 직조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일반인은 오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1-07-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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