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국화빵 굽는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국화빵 굽는다

입력 2011-10-12 00:00
수정 2011-10-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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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시민 속으로’ 행보 눈길

‘한국 불교의 1번지’ 조계사가 달라지고 있다.

조계종 총본산이라는 엄숙한 이미지를 벗고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고 있는 것.

지난 7월 일반 시민들을 위한 국숫집 ‘승소’(僧笑)를 연 데 이어 8월에는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이어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는 바쁘게 살아가는 시민들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조계사 경내에서 국화 축제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행사를 진행한다.

축제에 투입되는 국화 양은 15t 트럭 11대 분량에 달한다. 국화로 장식된 높이 3m, 폭 4m의 코끼리, 실버 예술제, 국화 영산재, 어린이 미술대회 등 볼거리와 문화 행사도 풍성하다.

국화는 전남 함평군에서 기른 것으로, 조계사는 국화 축제를 위해 함평군과 올봄 계약을 맺었으며 축제 행사 기간에 함평군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어 도농(都農)상생의 새로운 모델도 제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계종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이다.

12일 기자들과 만난 토진 스님은 “바쁘게 살다 보니 가을에 꽃구경을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시민들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조계사가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행사 기간에 직접 국화빵을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또 축제 행사 첫날인 21일 오후 6시에는 기부 음악회인 ‘꽃이 되어요’를 연다.

토진 스님은 “경기가 안좋지만 신도들에게 나눔을 통해 세상에 ‘꽃이 되자’라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축제 이름인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에 무슨 뜻이 담겼는지 묻자 스님은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를 카피한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국화는 10월에 피는데 왜 9월에 피우려고 하느냐”며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데 서로 욕심을 내는 현 세태를 꼬집었다.

스님은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조계사, 청와대 돌담길, 삼청공원, 가회동길 등을 걸으면서 명상하는 수행 프로그램 ‘오뚝이 마인드 워킹’도 인도한다.

오뚝이는 9년 동안 면벽(面壁) 수행을 했다는 달마 대사의 치열한 수행 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오뚝이처럼 몸과 마음의 중심을 낮춰 건강한 삶을 살자는 취지에서 ‘오뚝이 마인드 워킹’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직 이렇다 할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지난 8일 첫 행사에 7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토진 스님은 “현대인들이 너무 여유가 없는데 여유 있으면서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명상이라고 하면 너무 진지하게 생각했는데 가벼워질 필요가 있으며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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