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3일밤 ‘극한직업’
겨울 끝 무렵, 부산 기장의 어민들은 대마도 인근 해안에 나가 퍼득거리는 붕장어를 잡아 온다.
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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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곳이니 쉴 틈이 있을 리 없다. 새벽 4시부터 미끼에 걸려든 붕장어를 거둬들이는 양승 작업에 바로 들어간다. 그러나 최악의 돌발 변수는 이럴 때 툭 튀어나오기 마련. 양승기가 고장나는 일이 벌어졌다. 선원들의 표정은 급하게 굳어진다. 엄청나게 공들여 준비를 마친 끝에 출항했건만, 이대로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양승기가 고장나버리면 최악의 경우 그냥 항구로 돌아가야 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육지에서라면 기술자로 부르고 충분한 도구나 장비를 쓸 수 있겠지만, 바다 한 가운데서는 쉽지 않다. 다행히도 오랜 경험을 가진 선장이 묘수를 생각해냈다. 급한 대로 응급처치를 통해 작업은 재개됐다.
문제는 또 생긴다. 본격적인 작업에 속도가 막 붙기 시작했는데 선장의 목소리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다. 낚싯줄이 끊어져 버리면서 깃대가 바다에서 멀리 떠내려가 버렸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응급처치를 할 것인가. 거기에다 일본 어업지도선이 등장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망망대해에서 벌어지는 5박 6일간의 사투를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3-13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