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 논란’으로 6개월만에 낙마한 ‘피스톨 전설’

’사격장 논란’으로 6개월만에 낙마한 ‘피스톨 전설’

입력 2013-09-10 00:00
업데이트 2013-09-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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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국가대표 출신 박종길 문체부 2차관, 10일 사임

‘사격장 명의 변경 논란’으로 10일 사임한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차관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70-80년대 한국 사격의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냈다. 1978년 방콕 대회부터 1986년 서울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한 ‘피스톨의 전설’이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경호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이사와 태릉선수촌장을 거쳐 체육계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지난 3월 체육 주무부처의 차관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사격장 명의 변경과 관련한 ‘공문서 변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과 6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 차관은 태릉선수촌장 시절 토요일 밤늦게 잠시 자택을 다녀오는 것을 제외하면 줄곧 선수촌에 머물며 훈련을 독려하는 열정을 보인 일화로 유명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맡아 한국이 종합 5위에 오르는데 밑거름이 됐다.

공직에 들어선 뒤에도 엘리트 스포츠 스타 출신답게 열정적으로 업무를 파악했다. 복잡한 사안을 보고받더라도 스스로 명료하게 정리한 뒤 핵심을 잘 잡아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체부 2차관은 국민소통실, 미디어정책국, 체육국의 업무를 관장한다.

특히 박 전 차관은 지난달 착수한 체육단체 운영실태 전반에 대한 감사도 진두지휘하며 체육계의 비리와 심판의 불공정 판정 문제 등을 뿌리 뽑는데 의욕을 보였다. 자신을 키워낸 체육 현장도 수시로 방문해 제도 개선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갔다.

하지만 직접 운영하던 목동사격장의 명의를 가족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민주당 김태년, 이용섭 의원 등은 명의 변경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이 동원됐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더욱이 문체부로서는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광주광역시를 비판해 왔는데, 오히려 부처 체육 관련 핵심 관료가 문서 변조 의혹에 휘말리면서 도덕성에도 흠이 나고 말았다.

박 차관은 지난 5일 명의 변경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자 대변인실을 통해 곧바로 해명했지만, 이후 문서 변조 의혹까지 터지자 더 버티지 못하고 10일 사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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