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사찰 난조인 동전 여섯자루, 한국 오는 까닭

일본 명사찰 난조인 동전 여섯자루, 한국 오는 까닭

입력 2013-11-17 00:00
수정 2013-11-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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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한국인이 낸 시주금 삼중스님에 기부 “뜻깊게 써달라”

세계 최대 와불상으로 유명한 일본 후쿠오카의 난조인(南藏院·남장원) 사찰에 한국인 방문객들이 기부한 시주금이 한국으로 돌아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인다.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후쿠오카 현의 난조인은 지난 10여년 동안 이 절을 방문한 한국인 불자와 관광객이 보시한 동전을 삼중 스님(서울 보덕사 회주)에게 모두 기증하기로 했다.

길이 41m, 높이 11m, 무게 300t의 세계 최대 청동 와불상이 있는 난조인은 후쿠오카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한해에 5만 명가량의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재물복이 온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전 세계에서 찾는 관광객이 연간 12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새해가 되면 복권 당첨 등을 바라는 사람들이 줄을 이으며, 일본의 프로야구 감독들도 찾아와 우승을 비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 오는 시주금은 한국인 방문객들이 보시한 한국 동전을 모은 것으로,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큰 자루 여섯 개 분량이라고 한다. 난조인은 10여 년간 들어온 한국 동전을 따로 모아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난조인이 한국인들의 시주금을 삼중 스님에게 기증하기로 한 것은 주지인 하야시 가쿠조 스님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재소자 교화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삼중 스님은 재일교포 차별에 항의해 야쿠자를 살해한 고 권희로 씨 석방운동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19년 전 하야시 스님과 알게 됐다.

난조인은 하야시 주지의 조부 때 징용으로 끌려간 한국 청년들의 숙식을 돕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한 곳이다. 일본 절은 주지를 자녀에게 물려주기 때문에 하야시 스님 가문은 대를 이어 한국과 좋은 인연을 잇고 있다.

동전 자루는 화물로 부칠 수 없어 난조인 관계자 6명이 18일 한국을 직접 방문해 삼중 스님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삼중 스님은 “난조인은 한국인들이 낸 시주금은 한국인을 위해 쓰는 게 마땅하다며 기부를 결정했다”며 “좋은 일에 써달라는 뜻을 잘 살려 재소자들과 소년원생, 장애인 재활원생 등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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