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비 탁본 비교분석 결과 日 조작 확실”

“광개토대왕비 탁본 비교분석 결과 日 조작 확실”

입력 2014-09-29 00:00
업데이트 2014-09-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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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 학술회의서 발표

오랫동안 광개토대왕비를 연구해 온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가 지난 100년간 생산된 여러 탁본을 비교·분석하고 현장을 조사한 결과 일본이 비문 기록을 조작했음이 확실시된다고 29일 주장했다.

이 교수는 29일 사단법인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주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개토대왕릉비 건립 1천60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아내인 박노희 동양고고학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 부부는 일본이 일찍부터 자신들이 한반도를 지배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광개토대왕릉비 쌍구가묵본(雙鉤加墨本)이 조작됐다는 연구 결과를 1981년 연세대 국학연구원 학술지 동방학지를 통해 내놓은 바 있다.

쌍구가묵본은 백지에 글자 윤곽을 베낀 뒤 글자 사이를 먹물로 채워 글씨가 하얗게 나타나게 하는 탁본 방식이다. 쌍구가묵본은 1883년 일본 육군참모본부 소속 사카와 가게노부(酒내<包 안에 巳 대신 匕>景信) 중위가 만들었다.

이 탁본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경자년(庚子年, 400년) 기록에는 ‘왜가 신라성을 가득 채우고 성을 무너뜨렸다(倭滿倭潰城)’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경자년 기록 중 ‘滿’은 ‘도둑 구(寇)’자를, 이어지는 왜(倭)는 ‘대(大)’자를 각각 바꾼 조작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자면 경자년의 실제 기록은 ‘왜가 신라를 궤멸시켰다’가 아니라 ‘왜구가 고구려 원군과 신라군에게 궤멸됐다’는 내용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쌍구가묵본은 물론 이와 거의 같은 1909년 상하이 유정서국 탁본부터 이후 100여년간 10여종의 탁본을 비교·분석한 결과 문제가 되는 부분의 글자체가 계속 변화하고 흐릿해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사카와 중위가 쌍구가묵본을 뜰 당시 글자가 불분명한 부분에 석회를 발랐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1981년 중국에서 나온 저우윈타이(周雲台) 탁본에서 ‘倭滿’이 ‘倭寇’로, ‘倭潰’가 ‘大潰’로 각각 바뀐 것은 당시 바른 석회가 비바람에 모두 제거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실제 작업해본 결과 비문에 종이를 대고 직접 쌍구가묵본을 뜨기란 불가능했고,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쌍구가묵본 문자는 서법이나 서예의 운기가 전혀 없는 인공적 ‘도안문자’여서 역사 왜곡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의 광개토대왕비를 방문해 살펴본 결과 문제가 된 부분의 글자가 끌질한 흔적을 찾아냈다”며 “일본 군부가 처음부터 ‘왜’자에 주목하고 비문 기록의 주어를 ‘왜’로 삼아 이를 중심으로 글자를 조작, 광개토대왕비가 마치 왜의 전적인 양 조작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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