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적?”…한국소설 발행종수 감소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적?”…한국소설 발행종수 감소

입력 2014-09-30 00:00
업데이트 2014-09-3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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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분석, 한국소설 작년 동기보다 4% 감소…일본 소설은 15% 증가베스트셀러 외국 소설이 휩쓸어

세월호 참사, 고위 지도층의 잇따른 성 추문 등 현실이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해서일까. 올해 한국 소설의 발행 종수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예전 같지 않아 외국 소설들이 베스트셀러를 휩쓸었다.

30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9월28일까지 출간된 한국 소설(개정판 포함)은 3천852종으로 작년 같은 기간(4천12종)보다 약 4% 줄었다.

반면 일본 소설은 800종으로 작년 동기(694종)보다 15%나 늘었다.

한국 소설과 외국 소설을 합친 전체 소설 발행 종수는 지난해 5천777종에서 올해 5천691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한국 소설의 약세 현상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 1월1일부터 9월28일까지 소설 베스트셀러 1위는 영국 작가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가 차지했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와 여자 간병인의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국내 TV 책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미국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어 조정래의 ‘정글만리’ 1권,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씨의 행복여행’,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기욤 뮈소의 ‘내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1권,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의 순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한국 소설은 조정래의 ‘정글만리’ 1권과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단 두 편뿐이다.

더욱이 두 편 모두 올해 나온 소설이 아니다. ‘정글만리’ 1권은 작년 7월,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6월에 각각 출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조정래의 ‘정글만리’ 1권과 3권,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정유정의 ‘28’ 등 작년에 출간된 한국 소설 세 편(권수로는 네 권)이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작가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인데 상상 이상의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다 보니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특히 세월호 여파가 굉장히 컸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여파로 “창작 활동 자체가 크게 영향을 받은 해가 아니었나 싶다”면서 “국내 소설 시장 자체가 어떻게 회복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학동네는 올해 인기 작가인 소설가 김애란과 박민규의 신작을 펴낼 계획이었으나 보류된 상태다.

문학평론가 정홍수 씨는 “출판 시장 자체가 위축된 것을 감안하면 소설 시장은 선전한 셈”이라면서 “외국 소설이 출간과 거의 동시에 번역돼 국내에 소개되다 보니 외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소설 독자층이 조금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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