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부부 알리샤와 데이비드는 래브라도 반려견 ‘마리’와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 다가오자 ‘개 복제’를 선택했다.
마리의 복제 과정은 복제 전문 업체 ‘비아젠펫츠(VIAGEN PETS)’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비용은 5만 달러(약 6천만 원)로 알려졌다. 마리는 지난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부부는 마리의 복제견 ‘지기’를 키우며 “이제 우리 자녀들이 자라면서 마리에 대한 기억 그 이상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알리샤는 KGTV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마리와 그 복제견 ‘지기’는 성격이 똑같으며, 같은 놀이를 좋아하고 똑같은 장난감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개 복제’는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2018년 여배우이자 가수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자신의 개가 이전에 키우던 반려견의 복제견임을 고백했다.
‘메이’의 전후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메이는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에서 2012년 10월 탄생한 복제견이다. 이후 농림부 검역본부로 이관돼 2013년부터 5년간 인천공항에서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했다.
검역기술고도화를 위한 스마트탐지견 개발 연구를 목적으로 농림부에 이관을 요청해 메이는 은퇴 직후 연구팀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그 이후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불과 8개월 만에 온몸에 뼈가 그대로 드러났고 생식기가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채 걷지도 못했고 사료를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는 가운데 코피를 쏟기도 했다”고 당시 메이의 상태를 설명했다.
검역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메이를 데려온 서울대 수의대 관계자는 “돌아가면 안락사를 할 것”이고 “메이와 함께 데려간 두 마리의 상태도 메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메이는 일주일 만에 다시 서울대로 돌아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 교수와 서울대에 도사견을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개 농장주 안모씨를 동물 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교수는 해당 사육사의 동물 학대를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복제견 한 마리가 태어나기 위해 최소한 10마리의 개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희생된 개들만 수만 마리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복제견.
반려견 복제 전문 업체 비아젠펫츠의 멜래인 로드리게즈 매니저는 “우리에게 복제를 의뢰하는 고객들은 반려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며 반려동물과 떨어지기 싫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또 매니저는 “고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복제 반려동물은 성격과 기질이 처음 반려동물과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며 “완전히 똑같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유전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영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수의학과의 제임스 서펠 교수는 “유전자를 복제하는 것은 맞지만, 복사본을 인쇄하듯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난자에서 성견이 되기까지 다양한 영향을 받으며 자라기 때문에 똑같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